한 달 수익률 3~15% 기록했지만
전체 설정액은 고작 7억 머물러
대부분 1억 미만…자투리 전락하나

청년형 소득공제 장기펀드(이하 청년 소장펀드)가 준수한 수익률에도 외면 받고 있다.

18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17일) 기준 운용한 지 1개월이 넘은 운용사의 24개 청년형 소득공제펀드의 한달 수익률은 3.03~15.60%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거둔 청년 소장펀드는 다올자산운용의 'KTBVIP스타셀렉션 종류C'로 15.60%다. 

뒤이어 '미래에셋코어테크종류A'(12.02%), '우리중소형고배당 ClassA'(10.60%), '한화MZ픽그린테크C-e'(9.45%) 등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없었다. 모두 주식에 40% 이상 투자하는 펀드인 만큼 코스피 지수의 오름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중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시작으로 NH아문디자산운용, IBK자산운용 등 운용사들이 앞 다퉈 출시했다. 한 달간 출시된 상품만 20개가 넘는다. 세제 혜택이 확보되자 청년들의 펀드 가입을 늘리는 호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정작 청년 투자자의 반응은 차갑다. 전날 기준 전체 23개 청년펀드 상품의 설정액은 7억1600만원에 그쳤다. 장기펀드인 만큼 최소 3년은 의무고, 연 소득 5000만원 이하 청년의 소득세율(16.5%)도 낮다 보니 공제받는 금액도 적어 관심을 끄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

그나마 가장 인기가 높은 펀드가 KB자산운용의 'KB지속가능배당50'으로 설정액은 3억5000만원이다. 전체 설정액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데, 나머지 청년 소장펀드들은 모두 설정액이 1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펀드도 4개나 됐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장펀드 자체가 소득세율이 낮고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 직접투자를 경험한 청년 투자자로부터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며 "또 상품도 원금을 보장하지 않아 연말정산 환급액으로 얻는 이익보다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원인"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전 정부부터 야심차게 준비한 청년 소장펀드가 소규모 펀드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자투리펀드로도 불리는 소규모펀드는 설정·설립 이후 1년이 되는 날 원본액이 50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상품을 말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나온 정책형 소장펀드의 상당 부분도 소규모펀드로 정리된 바 있다"며 "출시된 지 얼마 지나지는 않았지만, 과거 상품과 비교해 차별화된 특징이 없다는 점에서 이 역시 자투리펀드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청년 소장펀드는 연간 최대 납부 금액인 600만원의 40%를 소득에서 공제해주는 정책형 펀드다. 세율 16.5%를 적용하면 연말정산 때 최대 39만6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연간 총급여액이 5000만원 이하나 종합소득이 3800만원 이하인 만 19~34세 청년이 대상이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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