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PF 56조원대…3년 새 107% 급증
연체율은 상호금융권 중 ‘최대’…3.59%
브리지론 중심…“시장 침체로 부실 위험”
건전성 지표 악화…‘뱅크런’ 우려도 고조

새마을금고발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고가 공격적 영업에 나섰던 브리지론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로, 경기 침체 속 연체율도 두드러지고 있다. 

대출 부실 경고등에 수신 이탈 불안감도 따르는 상태다. 사업성이 악화된 시공사에 브리지론을 실행한 일부 금고들의 건전성 지표가 취약해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유동성이 불안정한 곳도 다수 있어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눈덩이 불어난 부동산 대출


지난 18일 한국은행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가 기업대출 (111조0740억원)의 50.7%인 56조3000억원을 건설·부동산업에 대출을 내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새마을금고 부동산 PF 가운데 규모가 큰 관리형 토지신탁을 제외한 액수다. 동기간 새마을금고를 제외한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이보다 약 2배 정도밖에 많지 않은 116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금고의 건설·부동산업 대출은 수년간 꾸준히 늘어온 추세로 지난 2019년 말부터 작년 말까지 107%가 급증했다. 

PF의 일종인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잔액도 급격히 불어났다. 최초 사업을 시작한 2019년 말과 비교해 지난해 말(15억5079억원)에는 9054.6%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연체율도 두드러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고의 건설·부동산업 대출의 연체율은 3.59%로 상호금융권(신협·농협·수협·산림조합 등), 카드사보다 2배가 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PF 리스크는 브리지론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데, 새마을금고는 대부분 브리지론 등을 통해 대출을 내줬다. 부동산PF 브리지론은 시행사가 1금융권에서 본 PF를 받기 전 토지매입과 인허가 등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로, 보통 2금융권에서 고금리 대출이 이뤄진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브리지론은 본PF가 일어나야 상환이 이뤄진다”며 “근데 현재 분양 시장이 다운돼 본PF가 발생되기 어렵기 때문에 브리지론이 계속 연체가 되고 부실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마을금고 등을 포함한 비은행권은 18년부터 19년 전후로 브리지론을 많이 늘렸다”며 “특히 새마을금고는 시중은행에 비해 수신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위해 부동산 대출에 대한 영업을 공격적으로 해왔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최근 새마을금고 등의 부동산 대출 규모 확대와 연체율 상승 추세를 예의주시하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부실 우려가 커진 만큼 상호금융권의 PF사업장 현황 자료를 한 달 단위로 요청하고, 사업장 부실이 발생하면 관련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는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부동산 대출 부실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대주단(건설업체 등에 대출을 시행한 금융기관) 협의체’를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건전성 ‘경고음’…예금이탈 가능성도 긴장


부동산 대출 부실에 대한 우려가 큰 건 뱅크런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예금자들의 불안감이 조성되면 수신 이탈이 발생하는 것은 순식간으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경우는 무너지는데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 

앞서 저축은행에서도 7개 금융사의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커지면서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 파장이 확산돼 예금자들이 줄줄이 예금을 찾아갔던 사태가 발발한 바 있다.

새마을금고 역시 부동산 대출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자 불안감에 휩싸인 수신 고객들이 금고에 건전성 문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현재 새마을금고는 부동산 대출을 취급한 일부 금고의 자본적정성 및 자산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예로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 오피스텔 시공을 위해 대출에 나섰지만, 사업 지연으로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단위 금고를 살펴보면 중울산의 경우 위험자산대비자기자본 (BIS) 비율이 10.73%로 2금융권 기준 통상 적정선으로 평가되는 수준인 11%에 못 미치고 있다.

연체율도 전국 금고 평균치(3.59%)를 훌쩍 뛰어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병영(3.98%), 중원(4.48%), 중울산(9.54%), 울산중앙(5.28%) 등이 높은 연체율을 보였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도 악화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중울산의 경우 지난해 말 비율이 6.23%로 전년 대비 3.61%포인트 상승했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은 대손충당금을 제하고 부실률을 측정한 것으로, 해당 비율이 커지면 충당금이 부족할 정도로 부실 채권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규모 인출 사태가 발생하면 금융사는 유동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도 새마을금고의 유동성은 비율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적정선으로 여겨지는 수준에 충족되지 못하는 지역금고가 전체의 3분의 1을 넘는 만큼 불안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유동성 비율이 100% 이하인 곳은 480곳으로 전체의 37.1%에 달했다. 

특히 부동산 대출을 실행했지만 사업성 악화로 원금 및 이자를 받지 못하고 있는 금고들 중 100%를 넘기지 못하는 곳들이 다수다.

일례로 최근 몇 달간 이자를 변제하지 못하고 있는 부산지역 사업장에 브리지론 대출을 실행한 서울축산(93%), 장림동(56.1%), 부산주례(99.8%), 괴정2동(97.9%), 새우리(73.9%), 대전서부(65.4%), 성서(94.5%), 왕십리중앙(93.4%) 등 지역 금고들이 지난해 말 기준 유동성 비율이 100%에 못 미치고 있다.

새마을금고를 관리·감독 중인 당국은 리스크와 관련해 상시 모니터링하며, 금융당국과 협업해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다는 전언이다. 다만 수신 이탈 우려에 대해선 낙관적 관측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새마을금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응 중에 있다”며 “금융당국과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정책 공조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대출 현황에 대해선 항상 점검하고 있고, 건전성·유동성과 관련해서 면밀히 체크 중이다”며 “뱅크런까지 발생할 것 같지 않다. 유동성도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김슬기 기자 seulgi114441@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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