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서 13조·카드론 10조 육박
경기 악화로 연체율도 상승세

2023년 2~3월 카드대출 상품별 누계 실적
2023년 2~3월 카드대출 상품별 누계 실적

카드대출 상품이 고금리에도 활황인 모습이다. 경기가 악화하며 급하게 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업 카드사 8곳의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카드대출 이용실적은 총 22조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출상품별로 현금서비스는 12조6137억원, 카드론은 9조9268억원이었다.

두 상품은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으로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평가된다. 현금서비스는 별도 심사 없이 이용 한도 내 대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대출 기한은 1~2개월로 금리는 17~19%대로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달한다.

카드론 역시 다중채무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대출로 고금리(13~15%) 상품에 해당한다. 현재 금융당국은 급격한 카드론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을 시행 중이다.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데도 경기가 악화하면서 급전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올해 들어 카드채가 회복 국면에 들어서며 카드사 자금조달이 원활해진 영향도 있었다.

문제는 한계 차주들이 늘어나며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한 카드사 기준 연체율은 1.1~1.4%대로 집계됐다. 전 카드사 연체율이 일제히 1%를 돌파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상환 여력이 되지 않는 다수 고객에서 부실이 발생했다. 여러 장의 신용카드를 활용해 순차적으로 돈을 빌려 만기 도래한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이 문제 된 것이다.

다만 아직 건전성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 전문위원은 이달 4일 ‘카드사 연체율, 걱정거리 아니다’라는 리포트를 통해 건전성 관련 펀더멘탈을 진단했다.

김 전문위원은 “경기둔화 우려가 있는 상황이기에 가계 현금대출 연체율은 향후에도 일정 수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라면서도 “연체율 상승 폭은 제한적 수준에 머물러 펀더멘탈 훼손과는 거리가 멀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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