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상승에 투심 냉각…주가 연초 比 ‘뚝’
프랑스 자산가치도 ↓…임대료 88만 유로 유보
‘가격 매력’ 있는 국내 자산 매입으로 개편 구상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가 국내 상장 리츠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이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유럽 소재 기초자산의 가치 하락으로 캐쉬 트랩 발동 상태에 있다. 이 리츠에 대한 투자심리 또한 얼어붙은 채 수익률 성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내년 상반기 이내로 이벤트를 해결하고, 또 매입가가 떨어진 국내 오피스를 편입해 리츠의 가치를 부양한다는 복안이다.

 


계속되는 금리 인상…주가·자산가치 ‘뚝’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연일 고전하고 있다. 해당 리츠의 지난 4일 종가 기준 연초 대비 수익률은 –11.7%를 기록했다. 

1월 중순 주가는 4000원대에 진입하면서 회복세를 보였지만, 2월 다시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하락 흐름을 보였다. 특히 보유 기초자산의 현금 유보 발생이 공시된 3월 중순 이후 3700원대로 떨어졌고, 지난달 25일에는 증시 입성 이후 최저 수준(3270원)을 나타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마스턴투자운용이 2년간 준비한 첫 공모 상장 리츠 상품으로 지난해 사전청약에서 역대 최대 경쟁률을 경신하는 등 기관투자가들의 큰 관심을 모았으며, 상장 첫날에는 공모가보다 20% 높은 가격에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금리가 상승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돼 여타 상장 리츠와 마찬가지로 작년 하반기부터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지난 3일(현지 시간 기준) 연준의 금리 인상 단행으로 금리 하향 기대가 저하되면서 당분간은 반등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 또한 따른다.

김상진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금리가 올라 은행 예금으로 투자가 늘면서 리츠 투심이 위축되는 성향이 보여지고 있다”며 “지난주 미 연준에서 금리 인상으로 기준금리가 5.25%가 됐다. 금리가 0.25%포인트만 떨어져서 안정화만 돼도 리츠로 자금 유입은 될 것 같지만, 금리 인상기가 좀 더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면서 리츠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다만 “(주가 하락으로) 시가총액이 자본총계에도 못 미치는 측면에선 현재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는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전 세계적인 금리 인상 기조로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보유 자산 중 프랑스 소재 물류센터의 가치가 하락, 지난 2월에는 캐쉬 트랩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7월부터 중단 없이 인상을 이어가며 지난 3월에도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 기준금리를 3.5%로 올린 바 있다.

리츠 운용보고서에 따르면 캐쉬 트랩이 발생한 노르망디 아마존 물류센터와 남프랑스 아마존 물류센터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캡레이트의 상승으로 최근 감정평가금액이 매입가(671억원)보다 낮은 651억7952만원으로 나타나는 등 자산가치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담보대출비율(LTV)이 현금 유보 기준인 65%를 넘는 67%로 조정돼 올 상반기 임대료 중 88만 유로가 묶이게 됐다. 해당 자산에 대한 대출 원금은 436억4100만원이다. 

캐쉬 트랩은 기초자산의 감정평가액이 떨어질 경우 자산에 대한 담보대출비율이 커지면서 발생하는데, LTV가 기준치를 넘어서게 되면 부채가 생길 확률이 높아 이를 조기 상환하기 위해 임대료를 묶어둔다. 

이와 관련 마스턴투자운용은 2024년 상반기 안으로 자산가치가 회복돼 이벤트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공시를 통해 내년 6월 이전으로 LTV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유보금 전액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담보대출비율 초과가 계속될 경우 대출 원금을 일부 상환한다는 계획이다.


 ‘가치 대비 저평가’ 국내 자산 품고 개선할까 


마스턴투자운용은 마스턴프리미어리츠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으로 국내 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을 구상하고 있다. 기존 4개 기초자산 중 3개가 프랑스에 자리하는 등 유럽 투자에 특화된 리츠에 매입가가 떨어진 국내 오피스를 새롭게 편입하여 향후 국내 90%, 해외 10%로 투자 비율을 조정한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서울 소재 오피스의 경우 거시 경제 여건 악화와 투자 수익률에 대한 부담 상승으로 올해 고점 대비 10%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내재가치 대비 가격 하락으로 투자 메리트가 있는 국내 자산에 집중해 리츠 가치를 제고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회사는 현재 공유주거 자산에 투자하는 코리빙리츠와 사업비 대출을 통해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PF대출리츠 등 총 2개의 자리츠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투자금 조달은 프랑스 크리스탈파크 오피스에 투자한 마스턴유럽9호펀드 매각과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발행을 통해 추진할 것으로 밝혔다. 

회사는 투자계획안을 통해 강남, 성수 등 소재의 우량 오피스를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밝혔지만, 현재는 향후 시장 흐름을 더 지켜봐야 하는 등 아직 밑그림 마련 단계에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내년 목표로 자산 비중을 유럽에서 국내로 옮기겠다고 포트폴리오 개편 추진을 발표했는데, 올해 아직 5월이고 내년 상황도 봐야 하기 때문에 매입 자산 후보가 구체화 되지는 않은 상태”라며 “그러다 보니 재원 조달 방법도 사실은 아직 결정된 게 없는 구상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김슬기 기자 seulgi114441@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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