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가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자 무분별하게 자산을 늘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서 리스크가 터져 나온 영향이다.

새마을금고가 배포한 이례적인 횟수의 보도해명 자료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새마을금고는 올 3월말부터 4월 중순까지 2주라는 짧은 기간에 6건의 해명자료를 냈다. 감독기관인 행정안전부도 3차례 비슷한 성격의 자료를 낸 걸 고려하면 총 9번이다.

문제는 이런 자료들이 더 큰 ‘후폭풍’을 잠재우기 위한 단순 항변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뱅크런 등의 유동성 우려를 표하는 기사에 새마을금고는 전체 금고의 평균 유동성비율이 113%로 감독규정에 고시된 100% 대비 양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유동성비율 100%를 준수하지 못한 금고가 지난해 말 기준 480곳(37%)에 달한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새마을금고는 해당 금고가 올 2월 기준 413곳으로 감소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달리 말하면 70여 곳이 개선됐지만 400개가 넘는 금고가 여전히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이야기다. 이후 이런 골자의 기사가 새로 나온 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최근 국내에서 흥행한 <스즈메의 문단속>이란 영화가 떠오른다. 이 영화는 여고생 스즈메가 대재난 ‘미미즈’를 부르는 문을 닫기 위해 분투한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문이 열리면 스즈메가 닫는다는 동일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관람하기 피로하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최근 새마을금고를 볼 때도 피로감을 느꼈다. 갖은 애를 쓰지만 진정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새마을금고가 스즈메처럼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라거나 동일본 대지진을 기리기 위한 감독의 연출 같은 특정 대의를 갖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소비자들 역시 이를 꿰뚫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은 262조1427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1273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신협, 농협, 수협 등의 잔액은 늘었다.

최근 미국 은행 사태로 전 금융권이 영향을 받았지만 새마을금고에 대해서만 유독 소비자 우려가 커진 것이다.

겉보기에만 좋은 9번의 해명보다 앞으로 이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신뢰를 주기도 한다. 미비점을 솔직하게 인정할 때가 오히려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문을 닫는 데 급급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문이 다시 열리지 않을지 본질적인 고민을 하길 바란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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