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전국 물류센터 거래, 작년 4분기比 급증
자산운용사 선매입 확약 건 잔금 납입 사례 다수
“과잉 공급 속 수요 위축…다만 우량 자산은 눈길”

물류센터에 대한 신규 공급 강세 속 수요가 줄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금융투자업계의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자산가치 하락에 선매입 거래도 불발되는 상황 속에 눈길을 끈다. 

지난 24일 금융투자업계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물류센터 거래 규모(2조1092억원)가 지난 4분기와 비교해 177.8% 늘어났다. 이중 자산운용업계의 물류 자산 인수도 다수 완료됐다.

물류 거래의 대부분은 선매입 계약이 체결됐던 건들의 딜 클로징 사례로, 준공 완료가 된 현재 매입이 마무리됐다. 물류센터는 앞서 코로나19 유행 당시 물건의 수요 대비 공급이 모자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지난 2021년을 전후로 준공 이전에 선매입하는 계약들도 종종 나왔다. 

페블스톤자산운용은 2년 전 선매입했던 여주가남 물류센터의 인수를 완료했다. 페블스톤운용은 앞서 지난 2021년 준공 조건부로 소유권을 이전받기로 계약을 맺은 바 있으며, 최근 준공이 마무리되면서 잔금을 납입했다. 전체면적 15만4000㎡ 규모의 4개 동으로 구성된 해당 물류센터는 지하 2층에서 지상 4층까지 총 6층 규모로 물류 시설 3개 동, 지원시설 1개 동으로 준공됐다. 인천 원창동 물류센터와 함께 선매입했는데 합계 투자 규모는 6330억원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부동산 운용사인 AEW캐피탈이 에쿼티로 참여했다. 

국내 18개 A급 물류센터를 보유한 ESR켄달스퀘어리츠도 지난해 선매입을 확약한 이천7 물류센터(동이천브릭)의 인수를 이달 10일 완료하면서, 해당 물류 자산을 리츠에 편입했다.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에 위치한 이천7물류센터는 상온 및 저온 복합물류센터로 건물면적 4만6041㎡, 대지면적 2만9994㎡ 규모다. 지하 2층부터 지상 4층까지 이뤄졌다. 회사 실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선매입 거래 당시 계약금보다 낮은 1271억원이다. 임차인은 물류기업에 대한 5년간 책임 임차를 계약하는 등 확보된 상태다. 

YNP자산운용 또한 지난 3월 계약금 잔금을 치르고 오산 로지폴리스 물류센터 소유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10월 준공한 해당 물류 자산은 대지면적 3만㎡, 연면적 15만㎡ 가량 규모로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까지 이뤄졌다. YNP운용은 해외 LP 자금을 유치하고 담보대출을 일으켜 해당 물류센터를 3230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물류센터 임대율은 70%로 YNP자산운용 GS리테일, GS네트웍스, 삼성웰스토리 등 국내 대기업 임차인들을 확보한 상태다. 

선매입 사례는 아니지만 상업용 부동산 전문 운용사인 스타로드자산운용도 올해 초 경기도 안산시 소재 알파플럭스 물류센터를 포트폴리오에 추가했다. 회사 펀드 운용 담당자는 “22년 하반기 준공 완료된 자산을 올해 2월 매입했다”고 말했다. 인수 금액은 1150억원이다. 같은 달 이지스자산운용도 경상남도 창원시에 위치한 LG전자 두동통합물류센터를 1090억원에 인수했다. 

이들 거래 완료는 선매입한 물류센터의 최종 매입이 최근 불발되는 사례도 있을 만큼 현재 물류 자산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눈에 띈다. 마스턴투자운용의 경우 지난 2020년 선매입을 약정한 인천 저온물류창고가 준공이 됐음에도 해당 물류센터의 인수를 거부한 상태다. 최근 물류 자산의 과잉 공급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매입한 순간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업용 부동산 종합서비스 회사인 젠스타메이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물류센터 신규 공급 면적은 약 50만 평으로, 지난 4분기와 비교해서는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86.6% 급증했다. 또한 지난해 준공이 예정됐던 일부 물류센터가 이후 차례로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올 상반기에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공급은 불어나고 있는 반면 임대차 수요는 그에 못 미치고 있다. 실제 공실률도 오르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 CBRE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수도권 A급 물류센터의 경우 공실률은 상반기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임대료 인상 또한 둔화한 추세인데, 그간의 공사비 급등을 고려하면 물류센터의 수익률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급격한 금리 인상기에다 과잉 공급이 있는 상황에서 예전 코로나 시기만큼 전자상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 않아 수요가 위축됐다. 최근엔 투자 결정이 보수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다만 좋은 입지에 있는 개발 자산의 경우는 그래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 선매입이 이뤄지고 거래가 완료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김슬기 기자 seulgi114441@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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