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다온핀테크 대표이사

최근 한국의 금융 시장은 부쩍 ‘세계 최초’와 거리를 좁히는 일이 많았다. 개인이 보유한 대출을 두고 현재 시점에서 다시 최적화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한 ‘대환대출 인프라’만 보더라도 그랬다. 유례없는 공공성 기반 갈아타기 환경이 구축된 것으로, 출발선에 ‘Made in Korea’가 새겨지게 됐다.

물론 이 출발선이 각 레인에 선 플랫폼이라는 선수 앞에 팽팽하게 당겨지기까지는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다. 금융사는 금융사대로, 플랫폼사는 플랫폼사대로 세계에서 처음이라는 무게의 값을 톡톡히 치러야 했다.

금융사의 경우 대출 계약이 곧 상품 판매 프로세스의 종료를 의미했던 패러다임을 원점으로 돌려야 했다. 째깍째깍 시곗바늘이 지나가면서 정오를 가리키고, 자정을 가리킬 때마다 대주(貸主)와 차주(借主)가 만나 ‘대출의 적정성’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금융소비자는 편의성이 확보된 대환이라는 매개로 인해 끊임없이 금융사와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 편의부터 실리까지 고루고루 챙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마치 산업혁명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가내수공업이 주를 이뤘던 생산행태는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기계화됐다. 본격 생산성 향상을 꾀하면서 소비자 니즈에 대한 충족에까지 이르렀는데, 이것이 소품종 대량생산에서 다품종 소량생산으로의 퀀텀점프다.

금융시장 역시 혁신을 품은 금융혁명을 기점으로 많은 변화가 야기됐다고 본다. 일일이 발품을 팔았던 시절이 끝나고 손품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됐는데, 그마저도 ‘맞춤형’으로 받게 된 것이다. 초개인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탄생할 ‘다상품 대량대출 체계’가 아닐까 싶다. 산업 부문의 다품종 대량생산의 개념이라고 보면 이해가 쉽겠다.

반대로 금융사 입장에서는 모객 이후 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숙제가 생겼다. 일단 대출이 실행되고 나면 연체 같은 지표관리에 치중해 왔던 과거와는 달리 서비스 관리에 비중을 둬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당분간은 신용대출만을 취급하며, 각사 취급한도 등의 제한을 두기 때문에 무한경쟁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당분간’일 뿐이다. 담보대출 역시 대환대출 시장에 문호를 열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등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중에 이뤄질 예정인데, 이때부터가 본격 경쟁의 도래 시점이 아닐까 싶다. 신용대출에 비해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특히 건전성과 안전성을 모두 챙겨야 하는 금융기관에서는 적정한 금리와 한도가 적용된 여신을 관리해야 하는데 고강도의 경쟁 앞에서 자칫 그 밸런스가 무너지면 지표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벌써 각사의 전략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그도 그럴 것이 ‘담보대출 갈아타기 시대’가 도래하면 금융소비자는 더 적극적으로 대환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계약금액 자체가 크기 때문에 신용대출 금리 인하보다 체감 효용성이 더 큰 탓이다.

이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서비스에 앞선 또 하나의 ‘세계 최초’를 기억해 줬으면 한다. 바로 제도권 금융기관으로 인정받으며 서민 대상 신용 공급에 나서고 있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권’이다.

비단 온투업만이 아니다. 공공성과 자율성이 균형을 찾아가면서 향하는 방향은 결국은 금융소비자의 권익 확대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여 편익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 좀 더 다양한 금융기관의 참여가 적극 추진돼야 하겠다.

당장 수요가 많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 하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데 기여하고 ‘대출을 최적화시킬 수 있다’라고 한다면,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혁신다운 혁신만이 금융서비스의 메기가 될 수 있다. 온투업도 그렇게 신선함을 불어넣어 줄 ‘꼬리가 아름다운 메기’의 역할을 할 날이 있으리라 믿는다. 건강한 금융이 세밑까지 닿을 수 있도록 꼬리를 뻗는 그런 메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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