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관련 대출액 비중 과도
금융당국, 관리·개선안 마련 주문

2023년 1분기 말 10대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 연체액
2023년 1분기 말 10대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 연체액

2023년 06월 14일 10:3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경기 저하로 인한 저축은행의 시름이 깊다. 현재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비중이 높아 건전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1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79개사 연체율은 5.07%로 집계됐다. 저축은행들이 연체율 5%를 넘긴 건 지난 2016년 말(5.83%)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PF를 중심으로 부실채권도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10대 저축은행의 부동산 대출 관련 연체액은 총 72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배 증가했다.

저축은행별 올 1분기 부동산PF 대출 연체율을 살펴보면 상상인저축은행이 15.9%로 가장 높았다. 이어 OK저축은행 6.6%, KB저축은행 5.8%, 키움저축은행 4.9%, JT저축은행 4.8% 등으로 나타났다.

우려되는 부분은 저축은행의 브릿지론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브릿지론이란 부동산 개발사업의 초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사업 인가 전 대출로, 만기가 1년에서 1년 반 정도로 짧다. 실제 착공으로 이어지기까지 리스크가 있어 본 PF 대출보다 금리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이 가운데 부동산시장은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이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분양 주택 증가와 주택가격 하락 등이 맞물리며 본 PF로의 전환이 쉽지 않자, 브릿지론에 치중된 저축은행의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부동산PF 금액이 총대출의 절반에 달하는 곳도 있다. 바로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부동산 관련 대출액은 7147억원으로 총대출액의 47.2%에 달한다. 이 가운데 브릿지론이 5880억원으로 전체 부동산 사업 대출액의 82.3%다.

부동산시장은 이르면 연말부터 차츰 우상향할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은행 대출금리도 떨어지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증가하는데, 금융권에서는 이 시점을 올 연말이나 내년 초로 예상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주 저축은행과 카드·캐피탈사 등 2금융권의 연체율 및 부실 사항을 점검할 예정이다. 우선 저축은행 8곳, 카드사 4곳, 캐피탈 6곳 등 총 18곳이 1차 점검 대상이다.

실제 최근 2금융권의 연체율은 급상승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저축은행 5.07% △상호금융 2.42% △카드사 1.53% △캐피탈사 1.79% 등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각각 1.66%포인트, 0.9%포인트, 0.33%포인트, 0.54%포인트 올랐다.

한편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부동산PF 대출 관련 건전성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파산 사태로 인해 금융당국이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해뒀다는 이유에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부실 징후가 보이는 PF 사업장에 대해서는 대주단 협의를 통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은행·인터넷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취약한 2금융권을 선제적으로 들여다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연경 기자 lyk@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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