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14일 10:3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토부와의 회의에서 구로 차량기지 이전은 무산이 아닌 중단임을 분명히 확인했습니다.”

전일 오후 7시 서울 구로구 구일고등학교서 개최된 ‘구로 차량기지 이전 주민 설명회’에서 김용태 한국보험대리점협회(이하 GA협회) 협회장이 한 말이다.

설명회에 김용태 협회장은 GA협회장이 아닌 국민의힘 구로을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낮에는 협회장으로서 GA업계 주요 과제를 살피고, 밤에는 지역 현안을 돌보는 정치인 김용태가 공존하는 것.

GA업계의 기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 7일 GA협회는 제7대 협회장으로 김용태 전 3선 의원이 취임했음을 발표한 바 있다.

GA협회장 자리는 일반적으로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가 부임하는 자리였다. 때문에 정치인의 협회장 취임은 보험업계에 충격으로 다가왔다.

대리점의 위상이 상승했음과 동시에 앞으로 새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보험업에서 주요 아젠다를 주도해온 보험사들이 긴장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취임식서 김용태 회장은 4가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또 보험협회의 대리점 관련 위임업무와 모집질서 자율규제에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천명하기도 했다. 생명‧손해보험협회가 맡고 있는 GA 업무에 앞으로 GA협회가 개입하겠다는 각오로까지 보였다.

그러나 취임식 후 일주일이 안 된 상황에서 공식 석상에 정치인 김용태로서 자리한 모습은 그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게 한다. 산적한 과제와 숙원 사업을 처리할 시간도 부족한데, 언제든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갈 가능성 있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

GA업계가 위상을 키우고 이미지를 쇄신하기까지, 여당의 전 의원을 협회장으로 추대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아쉬운 대목이다.

당초 김 회장을 선임을 두고 GA업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기존 협회장들보다 높은 연봉과 공천 후 사퇴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후문으로 들려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GA업계가 김용태 전 의원을 협회장으로 추대했던 건 그의 ‘맨파워’를 믿고 있어서다. 김 협회장의 과거 보험업법 개정 등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와 입법 경험, 인프라가 대리점업계에 도움이 될 거란 기대다.

DC코믹스의 영웅 슈퍼맨은 평소 언론사의 유능한 기자 클라크 켄트로 활동하지만, 인간 세계에 위험이 닥치면 슈퍼맨으로 등장해 영웅으로 활약한다. 김용태 협회장이 GA업계와 지역구의 현안을 모두 해결하는 슈퍼맨이 될 수 있길 바라본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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