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한계 넘어설 미래 먹거리로 낙점
법제화 작업 착수…연내 시장 활성화 기대

은행권에 ‘토큰증권(STO)’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예대마진 수익의 한계를 느끼고 미래 먹거리를 갈망하던 와중에 반가운 단비다. 이제 시작 단계지만, 시장을 선점을 위한 은행 간 경쟁이 벌써 뜨겁다.

15일 NH농협은행은 지난 4월 결성한 ‘은행권 STO 컨소시엄’에 SH수협·전북에 이어 IBK기업·신한·우리 등 3개 은행이 추가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STO는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Digitalization)한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음악 저작권이나 미술품, 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은행권 최초 STO 컨소시엄을 구축한 농협은행은 참여사와 함께 △분산원장 인프라 구축 △토큰증권 생태계 조성 및 활성화 방안 연구 △투자자 보호강화 등 서비스 개발과 STO 시장 확대 및 조각투자기업 지원 방안을 강구할 방침이다.

하나은행도 최근 ‘넥스트 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 컨소시엄을 결성한 미래에셋증권과 그룹 차원의 STO 사업협력 업무협약(MOU)를 맺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생태계 조성과 관련 규제,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전략을 강구할 예정이며 계열사인 하나증권에 STO 발행과 유통, 조달, 인프라 구축을 맡길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시장 안착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키워 해외 영역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은행들이 앞다퉈 STO 인프라 구축에 뛰어드는 건 주식, 채권 등 전통 자산 이상의 성장 가치를 지닌 시장이라는 점에서 신수익을 창출할 미래 먹거리로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따른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 대응력 강화 차원에서 은행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예대마진 수익으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자이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투자, 자산운용 부문의 역량 강화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에 주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STO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해 위변조 위험이 적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앞으로 전자증권으로 발행되기 어려웠던 기존 실물자산의 권리가 STO 형태로 손쉽게 발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은 물론 금융산업에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STO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연내 법제화를 위한 개정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금융업계에선 STO 유통 시장이 올해 하반기엔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중이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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