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금액 5600억원…“구멍 뚫려”
KB국민카드, 시도건수·금액 최다

국내 신용카드사 고객들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통해 불법으로 가상자산을 거래하려 시도한 건수가 117만건이 넘고, 불법 거래 시도금액도 5602억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사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했던 지난 2020년과 2021년도에 불법 시도건수가 각각 43만5300건, 33만7897건으로 가장 많았다. 불법 시도금액도 지난 2021년 2490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신용카드사를 통한 불법 거래 시도는 거래를 차단하기 시작한 △2018년 첫해 28만1546건이나 됐고, △2019년에는 1만5820건으로 주춤했으나 △2020년 43만5300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 △2022년도에는 5만7203건으로 크게 감소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올해 들어 3월까지 다시 4만6409건을 기록, 작년 수치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불법 거래 시도금액도 △2018년 1548억원에 달했지만 △2019년에는 221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2020년 1008억원으로 다시 늘었고 △2021년에는 2490억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작년 229억원과 올해 3월까지(103억원)는 다소 소강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 거래가 시도된 국내 신용카드사 8곳 중 시도건수가 가장 많았던 곳은 KB국민카드로 26만2016건에 달했다. 이어 △현대카드 22만1577건 △삼성카드 17만2175건 △신한카드 14만1143건 △BC카드 8만6333건 △하나카드 7만7106건 △롯데카드 4만8088건 순으로 기록됐다.

불법 거래 시도금액도 KB국민카드가 1219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신한카드 898억원 △삼성카드 805억원 △BC카드 796억원 △현대카드 653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양정숙 의원은 “국내 최초로 신용카드사를 통한 불법 해외 가상자산거래 시도 실태를 상세히 밝혀낸 데 의의가 있다”라며 “불법 시도가 상상을 초월한 만큼, 그동안 그물망을 피해 빠져나간 불법 거래도 많을 수 있으므로 금융당국은 뚫린 구멍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지난해 8월 FIU로부터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 운영 정보(16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정보 47건)에 대해 심의해 줄 것을 요청받고도 ‘심의중지’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심위 측은 △불법성 판단을 위해 명확한 근거 및 기준이 필요하고 △동일 사안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등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만 방심위는 가상자산 투자사기 정보에 대해서는 심의를 진행했고 지난 2019년부터 올 4월까지 최근 5년 동안 75건에 대해 ‘이용해지’ 또는 ‘접속을 차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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