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보, 방카서 연금보험 초회↑
한화는 자회사 GA서 보장성 집중

2023년 6월 20일 14:4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 첫 성적표를 받아든 대형 생명보험사의 판매 전략이 엇갈렸다.

삼성‧교보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 내 보험판매)에서 연금보험 매출을 크게 올린 반면, 한화생명은 법인보험대리점(GA)서 보장성보험에 집중했다.

2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한화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1938억원)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자가 가입 이후 처음으로 보험사에 납입한 보험료를 말한다.

반면 삼성·교보생명은 방카슈랑스 채널 매출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각각 1조3807억원, 1조6918억원으로 전년보다 332%, 3736%씩 늘어났다.

한화생명은 올해 1분기 GA채널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가 426억원으로 대형 3사중 가장 높았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378억원, 311억원이다. 지난해 제판분리(제조와 판매 분리)를 통해 설립한 자회사형 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영향으로 관측된다.

같은 기간 상품별 초회보험료를 통해 분석해 보면 보장성보험 초회보험료는 삼성생명이 406억원, 한화생명 301억원, 교보생명은 193억원으로 나타났다.

삼성‧교보생명은 방카슈랑스에서 저축성 연금보험을 대거 판매한 것으로 관측된다.

올 1분기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개인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각각 1조4334억원, 1조8867억원으로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와 유사한 수준이다. 한화생명의 연금보험 초회보험료는 931억원에 그쳤다.

업계는 삼성과 교보생명의 판매전략이 당초 시장의 예측과 반대로 흘러간다고 보고 있다. 보험계약마진(CSM) 확대를 위해 보장성보험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보장성 대비 CSM 창출력이 떨어지는 연금보험 판매를 대거 확대했다는 점에서다.

CSM은 올해부터 보험사에 적용된 IFRS17서 주요 수익성 지표로 보험사의 미래이익을 나타낸다.

지난 4월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예정이율로 따졌을 연금의 보험계약마진율은 1.9%로 보장성(종신 4.0%, 건강 18.8%)에 비해 매우 낮다. 보험계약마진율은 보험상품의 이익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CSM을 현가 수입보험료로 나눠 계산한다.

한화생명은 보장성보험 판매로 미래수익을 챙기는 반면, 삼성‧교보생명은 방카슈랑스서 연금보험 매출을 박리다매로 급격히 늘려 CSM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올해가 지나봐야 정확한 전략을 분석할 수 있겠지만 최근 한화생명이 GA 채널에 집중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다”며 “방카슈랑스를 통한 연금판매도 효율이 떨어질 수 있지만 현금 확보에 용이하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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