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보험 가입자 활용, 신규고객 잡기
한번 묶이면 이탈 어려워…유지율↑ 효과

현대해상에서 시작된 ‘가족 결합 할인’이 보험업계에 퍼지는 분위기다.   

일부 보험사들은 기존 가입자의 부모나 배우자, 자녀 등이 특정 보험에 가입하면 최대 10%까지 월 보험료를 할인하는 방식으로 고객 잡기에 나섰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부터 현대해상은 자사 어린이보험에 가입한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보험료 결합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만 18세 이하의 자녀가 현대해상 어린이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퍼펙트플러스종합보험의 월 보험료 10%, 간편한335‧333보험의 월 보험료 5.5%를 각각 할인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35세 남, 녀 부모가 결합할인 혜택을 받지 않고 퍼펙트플러스종합보험에 가입했을 때 30년납 100세 만기 기준 월 보험료는 각각 13만4910원, 10만2870원으로 부부합산 23만7780원을 내야 한다.

반면 결합할인으로 묶으면 월 21만3390원으로 저렴해진다. 30년간 납입한다고 가정하면 총 856만원 가량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현대해상은 태아보험(0세 어린이보험) 시장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질 정도로 어린이보험 시장지배력이 높은 회사다. 다수의 어린이보험 계약자를 활용해 가족을 공략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결합할인은 신규 고객도 확보하고 기존 계약자의 유지율도 높일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다. 한번 묶인 가입자는 할인 혜택을 포기하기도 어려워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도 있다.

가족 할인 마케팅은 손해보험업계를 중심으로 퍼져나가는 모양새다. MG손해보험은 장기 인보험 가입 고객의 가족을 대상으로 현대해상과 유사한 방식의 결합 할인을 도입했다.

MG손보 인보험 가입자의 부모나 배우자 등이 원더풀종합보험에 가입하면 월 보험료의 10%를 깎아준다. 자녀가 아이조아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경우 월 보험료의 5%가 할인된다.

한화손해보험은 이달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을 출시하며 태아보험 할인(월 보험료의 10%)을 더했다.

특히 이 보험은 여성질환 보장 이외에 출산 후 1년 납입면제‧유예 등을 포함해 출산 예정인 여성을 타깃으로 하는데, 자녀까지 한 번에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이겠다는 복안으로 해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계약자를 활용한 할인 마케팅이 현대해상을 시작으로 여러 보험사에서 비슷하게 등장하고 있다”며 “보험료 할인 이외에 하나의 회사에서 종합보험에 가입하면 보험 상담, 보험금 청구 등 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수교 기자 hongsalami@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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