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일출봉까지 일렬로 세워 찍는 일출 사진 명소
115m 깊이 굼부리, 제주 최대 소사나무 군락지도

제주도 구좌읍에 있는 다랑쉬오름은 제주 오름의 여왕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분화구(제줏말로 굼부리)다. 주변의 풍광과 멀리 성산일출봉까지 펼쳐진 경치가 좋다.
제주도 구좌읍에 있는 다랑쉬오름은 제주 오름의 여왕이라고 말한다. 사진은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분화구(제줏말로 굼부리)다. 주변의 풍광과 멀리 성산일출봉까지 펼쳐진 경치가 좋다.

제주도를 제대로 여행하기 위해서는 ‘오름’을 올라가야 한다. 오름은 제주도의 화산활동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봉우리들을 말한다. 기생화산 혹은 측화산이라고도 하는 데 이는 한라산과의 관계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오름은 한라산과 중산간 지역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오히려 중산간 지역에서 멀어질수록 인상적인 오름을 만날 수 있다. 해안으로 갈수록 해발고도가 낮아져 산의 형태가 뚜렷하게 그려지기 때문이다.

제주도에는 360여 개의 오름이 있다. 이 중에서도 오름 답사 1번지라고 칭하는 곳은 제주도의 동북 지역으로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구좌읍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름의 숫자도 숫자지만 오름에 올라서 보게 될 풍광이 좋아서 더욱 그렇다. 특히 이곳에 있는 ‘다랑쉬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은 곳이다.

해발고도 382.4m에서 바라보는 구좌읍의 들판과 제주 바다, 그리고 한라산 쪽 중산간 경치를 모두 즐길 수 있다. 그러니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도 찾는 명소가 됐다.

오름 바깥의 풍경만 좋아서 여왕의 지위에 오른 것은 아니다. 오름에 올라 바로 만나게 되는 압도적인 깊이의 분화구가 또 하나의 걸작이다. 제주말로는 ‘굼부리’라고 하는데, 그 깊이가 115m나 된다고 한다. 가히 그 깊이와 넓이가 흔한 풍경이 아니다.

다랑쉬오름은 계절별로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가지고 있다. 봄이면 주차장에서 오름으로 오르는 진입로를 따라 진달래가 맞아주고, 왕벚나무도 꽃을 피워 탐방객을 반긴다. 다랑쉬오름에는 250여 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고 한다.

오름의 비탈면에는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식재돼 있고 방화로 주변에는 비자나무와 왕벚나무, 그리고 정상부에는 키 작은 곰솔과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다. 그래서 제주도 특유의 식생을 다랑쉬오름에서도 만날 수 있다.

이른 봄꽃이 지나면 산딸과 때죽, 덜꿩, 쥐똥나무가 흰 꽃을 피우며 여름을 기다린다. 꽃들의 향연을 보면서 정상에 오르면 360도로 펼쳐지는 다랑쉬의 풍광을 만나게 되는데, 이 경치가 마치 제주를 한눈에 담은 것 같다.

가을이면 다랑쉬와 그 앞에 형제처럼 자리한 아끈다랑쉬오름이 제 모습을 보여주는 계절이 된다. 억새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여전히 푸르름을 유지하지만 오름에도 단풍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나 넓게 펼쳐진 억새밭의 색을 이길 식물은 없다. 그것도 청명한 하늘빛과 만난 억새는 제주의 가을을 그윽하게 만들어 준다고 한다.

다랑쉬오름에는 다양한 수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진입로에는 봄에 피는 꽃들이 자리하고 오름의 방화로 등에는 흰꽃을 피는 덜꿩 때죽나무 들이 있다. 특히 오름의 정상부에는 제주 최대규모의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다. 소사나무는 바닷가에서 잘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다랑쉬오름에는 다양한 수종의 식물이 자라고 있다. 진입로에는 봄에 피는 꽃들이 자리하고 오름의 방화로 등에는 흰꽃을 피는 덜꿩 때죽나무 들이 있다. 특히 오름의 정상부에는 제주 최대규모의 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다. 소사나무는 바닷가에서 잘자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것만 있는 게 아니다. 모두가 다랑쉬오름을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말하는 것이 겨울 눈 내린 다랑쉬다. 흰 눈에 덮여 있는 풍광, 그리고 오름 정상에서 바라보는 구좌읍의 붉은색 흙밭이 또 하나의 경치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최고의 경치라고 말하는 것은 다랑쉬와 아끈다랑쉬에서 바라보는 일출이라고 한다. 다랑쉬에서 아끈다랑쉬 방향으로 자리하면 성산일출봉까지 일렬로 줄 서듯 풍경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붉은 해가 떠오르는 풍경을 보기 위해 일출 전부터 다랑쉬오름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강경식 작가는 《제주도 사진일기》에서 자신이 찍어온 다랑쉬오름의 일출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다랑쉬오름에서의 일출도 좋지만, 주차장에서 10분 정도 오르다가 만나는 나무계단이 있는 쉼터에서도 좋은 일출 사진을 만날 수 있다는 것. 그런데 다랑쉬에서 성산일출봉까지 담아 사진을 찍으려 한다면 해가 뜨는 시기를 가려서 다랑쉬오름에 올라야 한다고 권한다.

하지에는 해가 성산일출봉 왼쪽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고 동지에는 오른쪽으로 너무 치우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따라서 추분과 춘분 사이에 다랑쉬에 오르면 균형감 있는 일출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팁을 전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아끈다랑쉬에서는 언제나 좋은 일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한다. 오름에 올라 성산일출봉 방향으로 삼각대를 놓기만 하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는 것이다.

한편 다랑쉬라는 이름은 봉우리의 분화구가 마치 달처럼 둥근 모양이어서 부쳐졌다는 이야기와 높다는 뜻의 ‘달’과 봉우리의 ‘수리’가 합쳐져 만들어졌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다.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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