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단기납 종신’ 절판 자제령에도
시책경쟁 빠져나간 틈타 월 240억 달성

2023년 7월 17일 16:29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동원<사진>의 해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차남이 사장직을 맡은 올해 한화생명의 영업력이 폭발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지난달 월납초회보험료 실적은 240억여원을 기록했다. 자회사형 보험대리점(GA)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피플라이프, 한화라이프랩 등이 전체 계약의 75%(180억여원)를 거둬들였고, 나머지는 타 GA 등에서 판매가 이뤄졌다.

한화생명 내부에선 6월 실적만 삼성생명을 약 40억~50억원 수준에서 따돌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월별 실적 기준 삼성생명을 이긴 건 창사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단기납 종신보험이 판매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반면 삼성생명은 지난달부터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 금융감독원의 절판 마케팅 자제령을 의식한 결과인데 이 틈을 파고든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현재 금감원은 매주 단기납 종신보험의 시책(판매 인센티브) 상황을 점검 중이다. 판매가 과열되면서 시책이 월 납입보험료의 최대 4배(400%) 이상까지 오르자 면밀히 모니터링에 나섰다. 이달 중순께 단기납 종신보험의 시책을 기존보다 올린 보험사엔 주의까지 줬다는 후문이다.

오는 9월경에는 금감원 권고에 따른 상품 개정 등을 통해 단기납 종신보험의 높은 환급률(납입한 보험료 대비 환급금 비율)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시장에선 절판마케팅이 한창인데, 삼성생명은 이 상황을 경계해 시책 수준을 내렸다.

창사 첫 월 매출 1위 달성은 김동원 사장 부임 4개월 만의 일이다. 업계는 올해 2월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올해 업계 1위를 목표로 매출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바라본다.

한 GA에 정통한 보험사 관계자는 “월 매출을 크게 올려도 이보다 더 큰 목표를 제시할 정도라고 들었다”라며 “부임 첫해에 업계 1위를 달성해보자는 한화생명 내부의 열망이 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5~6월 두 달간 단기납 종신보험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당장 한화생명의 2분기 제무재표상 미실현이익(CSM)은 상당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올 1분기 한화생명의 보장성보험 월납초회보험료 실적은 320억원이었다. 5월에도 200억원이 넘는 월납초회보험료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미 두개 월만으로도 전분기 매출을 크게 뛰어넘은 상황이다. 

한화생명의 1분기 기준 보장성 CSM배수는 13.4배([대한금융DB] 2023년 1분기 상장보험사 CSM 하이라이트 참고)였다. 올 4~6월간 약 600억원의 보장성 월납초회보험료 매출을 달성했다고 할 때 2분기 신계약CSM을 가정하면 무려 8000억원을 넘어선다. 

한화생명의 1분기 말 CSM은 9조7130억원이었다. CSM 상각 규모와 경험 조정을 감안하더라도 단숨에 10조원 규모를 넘어설 수 있을 정도의 수치다.

현재 보험사 중 1분기 말 CSM이 10조원을 넘어서는 곳은 삼성화재(12조3500억원), DB손해보험(12조1000억원), 삼성생명(11조3040억원), 메리츠화재(10조100억원) 등 4곳뿐이다.

연내 금감원의 IFRS17 가이드라인에 따라 손보사 위주로 수천억원의 CSM 하락이 예고된 만큼 기말 CSM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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