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취지 뒤로한 채 건전성 관리 고삐
하반기도 ‘보수적 대출 태도’ 유지 전망

2023년 7월 19일 16:4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포용금융 확대라는 설립 취지와 동떨어진 행보라는 지적이 잇따르지만 일단 살아남기 위해선 기초체력 정비가 우선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올해 5월 중 취급한 일반신용대출의 평균 신용점수는 896.3으로 지난해 말(840.6점)과 비교해 55.7점 올랐다.

같은 기간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 등 5대 지방은행이 취급한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도 806.2점에서 827.6점으로 21.4점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이 건전성 관리를 위해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이어나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은행이 올해 1~4월 취급한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액은 전년 1~4월 2조5085억원 대비 17.5% 줄어든 2조700억원에 그쳤다. 특히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7개월간 저신용자(신용점수 650점 이하) 대출을 아예 막기도 했다.

또 지방은행들은 최근 아파트 중도금 대출에 필요한 분양률 기준을 50%에서 70%대까지 올렸다. 분양률이 70% 이하이면 준공에 실패하거나 공기가 지연돼 대출 연체율이 치솟고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 아래 대출 문턱을 높인 거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은 인터넷은행과 지방은행의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과 상생, 인터넷은행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는 것이 국민과 약속한 설립 목적”이라며 “건전성 관리 고민은 해야겠지만, 무작정 대출 허들을 높이고 중단하고 보는 건 시중은행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특히 하반기에는 코로나19 대출 상환 유예 조치 종료로 연체율 등 건전성이 더 악화할 것으로 보이면서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의 보수적인 영업이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수익구조가 안정화돼야 지속적인 포용금융 실천도 가능하다. 적자 늪에 시달리다 소멸하게 되면 설립 취지가 무슨 소용”이라며 “최근 저축은행권의 공격적인 수신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서 연체율까지 오르면 존립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에도 코로나19 대출 상환 유예 조치 종료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유심히 지켜보고, 건전성 관리를 고도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한 우량자산 증대에 힘쓸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경제 침체가 지속하면서 은행권 연체율은 연일 치솟는 중이다.

올 1분기 토스뱅크 연체율은 1.32%로 지난해 말 0.04%에서 1.28%포인트 폭등했고 케이뱅크는 0.34%포인트 오른 0.82%, 카카오뱅크는 0.32%포인트 상승한 0.58%로 나타났다.

5대 지방은행의 올 1분기 연체율 역시 전북은행이 전분기보다 0.62%포인트 오른 1.19%를 기록했고 △대구은행 0.54%(0.24%포인트↑) △광주은행 0.46%(0.17%포인트↑) △부산은행 0.33%(0.13%포인트↑) △경남은행 0.33%(0.04%포인트↑) 순으로 모두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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