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증권 늘리고 해외채권은 축소 ‘리밸런싱’
반대 행보로 운용자산이익률 2.59→4.82%로
수직상승…손익변동성과 건전성 관리는 숙제

2023년 7월 20일 17:3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이 공격적인 자산운용에 나섰다. 덕분에 운용자산이익률이 수직 상승했는데, 손익변동성과 건전성 관리가 숙제로 남는다.

2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말 기준 동양생명이 보유한 수익증권과 외화 유가증권 규모는 각각 3조9880억원, 4조5508억원이다. 올해 1월말(3조8408억원, 5조1508억원) 대비 수익증권은 늘고 해외 유가증권은 축소됐다.

공격적인 자산운용 전략으로 평가된다.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 말 2.59%에서 올해 1분기 4.82%까지 2.23%포인트 수직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도 1565억원을 기록하며, 벌써 지난해 총 순이익(970억원)을 앞지른 상태다.

이는 신 제도 도입 첫해, 자산운용서 안정성에 방점을 둔 대다수 생명보험사와 상반된 행보다. 다른 생보사들은 수익증권 비중을 낮추는 반면 외화 유가증권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말 기준 국내 전체 생보사의 수익증권과 외화 유가증권 규모는 각각 76조6388억원, 90조4811억원으로 나타났다. 1월말(82조578억원, 85조3699억원)과 비교해 수익증권은 5조원 줄고, 외화 유가증권은 5조원 늘어나며 동양생명과 상반된 리밸런싱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는 동양생명의 운용방식이 향후 당기손익과 킥스(K-ICS‧킥스)비율을 하락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킥스비율은 신지급여력제도서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수치로 기존 RBC비율을 대체한다.

새 회계기준(IFRS9) 상 수익증권은 손익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IFRS9에서는 보험사의 수익증권을 ‘FVPL(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로 분류한다. 수익증권이 커질수록 향후 금리 변동에 따른 평가손실이나 평가이익이 당기순익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외화 유가증권은 신 지급여력제도서 건전성 관리에 유리하다. 만기가 긴 보험부채(계약)의 특성상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잔존만기)을 맞추려면 자산 듀레이션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 통상 해외 유가증권은 국내 채권보다 만기가 길어 자산 듀레이션 확대에 용이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화 유가증권은 익스포저를 줄여 킥스서 요구자본을 축소하는 효과가 있다”며 “동양생명이 외화 증권보다 수익증권을 확대했다는 건, 안전성보다는 운용자산이익률을 제고하려는 의지가 더 강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운용자산에 리밸런싱을 진행한 영향”이라며 “메리트가 떨어지는 해외채권을 축소하고 국내채권과 수익증권을 확대했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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