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감미료, 과도한 당 섭취에서 비롯된 문제
여론재판으로 뭇매 때리는 공포마케팅은 안돼

▲ 아스피탐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위로해주는 막걸리에는 거의 모두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감미료가 들어있다. 최근 WHO에서는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해 업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확실한 과학적 증거가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다. 딱 그만큼만 관심을 가지면 될 듯하다. 술은 1급 발암물질인 알코올이 들어있다. 그런데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에 포함됐다고 해서 공포마케팅을 벌일 필요는 없을 듯하다.
▲ 아스피탐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민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위로해주는 막걸리에는 거의 모두 아스파탐과 같은 인공감미료가 들어있다. 최근 WHO에서는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해 업계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확실한 과학적 증거가 나오지는 않은 상황이다. 딱 그만큼만 관심을 가지면 될 듯하다. 술은 1급 발암물질인 알코올이 들어있다. 그런데 아스파탐이 발암가능물질에 포함됐다고 해서 공포마케팅을 벌일 필요는 없을 듯하다.

인공감미료는 설탕 대신 단맛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화학합성물이다. 생산자는 단맛이 필요한 제품의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 인공감미료를 오래전부터 사용해왔다. 그러다 보니 위해성 논란 보도가 일 때마다 인공감미료는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라 여론의 뭇매를 맞기 일쑤였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군에 포함한다는 발표가 있자 관련 업계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자들은 식품회사와 대형 막걸리 양조장 등을 취재 대상으로 삼고 각종 기사를 쏟아내고 있고, 일부 전문가는 과학적 증거 없이 아스파탐의 위해성을 부각하는 공포마케팅에 편승하고 있다. 

뉴스의 소비자들이 WHO에서 발표한 내용을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뉴스전달자와 전문가들은 이 내용을 알리기보다 ‘아스파탐’에 입혀진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소환해서 자기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아스파탐이 ‘발암물질’이라고 규정할 만큼 확실하고 충분한 과학적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도 이런 내용을 반영한 듯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로 분류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물질군 중에서도 수위가 낮은 ‘2B군’에 포함시켰다. 2B군에는 나트륨 함량이 높은 김치와 피클 등의 절임 채소도 포함된다.

토마스 쿤의 지적처럼 과학적 사실은 매우 정치적이며 항상 유동적이다.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올 때마다 과학적 사실은 바뀔 수밖에 없고, 연구 결과는 연구자의 주관 또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함의가 바뀌기까지 한다. 인공감미료 문제도 마찬가지다.

인공감미료 중에 가장 먼저 사회적 문제가 된 것은 사카린이다. 1969년 막걸리와 소주 등에 들어가는 시클라메이트와 사카린이 불법이라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됐다. 이후 매년 막걸리에 사카린이 들어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다이어트 식품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술에서 저렴하게 단맛을 내고 싶은 욕망이 만든 일이다. 

그런데 당시 사카린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인공감미료의 위해성 때문이 아니었다. 식품첨가물로서 사카린이 제한된 것은 197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공감미료 사용 제한을 발표하면서부터다. 따라서 1969년에는 사카린 사용 자체가 불법은 아니었다. 다만 당시 주세법에 따르면 막걸리를 만들 때 어떠한 첨가물도 사용할 수 없었던, 일종의 ‘막걸리순수령’을 어긴 꼴이 됐다. 

하지만 사카린의 위해성 논란은 2000년에 와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방향으로 해결된다. 당시 후속 연구 결과에서 사카린이 쥐에게 미친 영향이 우리 인간에게 똑같이 나타나기 힘들다고 입증됐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사카린이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입증되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사카린에 면죄부를 주었고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과학적 연구 결과가 춤추듯 바뀌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면에서 움직이는 식품업체들의 이해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설탕 업계는 인공감미료의 위해성을 들춰내서 설탕이 안전한 식재료라는 것을 알리고 싶어 한다.

반대로 인공감미료 업계는 설탕의 과도한 섭취가 각종 성인병의 원인임을 홍보해서 자신들의 매출을 늘리고자 한다. 감미료를 사용하는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비용을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 결국 이들이 벌이고 있는 판 위에서 소비자들만 휘둘리는 꼴이다. 

아스파탐 막걸리를 생각해보자. 하루 섭취 가능한 아스파탐량의 문제는 차지하자.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본다면 아스파탐에 붙여진 ‘발암가능물질’ 그것도 등급이 낮은 ‘2B군’보다 막걸리를 포함한 모든 주류에 들어 있는 알코올이라는 1급발암물질이 더 큰 문제가 아닌가. 그걸 끊어내지 못하면서 아스파탐을 두고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