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부동산 대손비용만 1천억
신한은 '자기매매'로 실적 방어

2023년 7월 28일 14: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지주계 증권사들이 줄줄이 2분기 성적표를 발표한 가운데 하나증권이 유독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증권업계를 덮친 차액결제거래(CFD) 사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불어난 충당금을 수익 성장으로 만회하지 못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3664억원으로 전 분기(5275억원) 대비 30.7% 감소했다.

회사별 2분기 실적을 보면 NH투자증권이 1826억원을 기록, 가장 높은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신한투자증권은 1225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2.6% 증가했고, KB증권은 1090억원으로 22.5% 줄었다. 하나증권만 유일하게 4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 적자로 전환했다.

전반적으로 2분기 성적이 부진한 건 충당금 영향이 크다. 충당금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되는데 충당금이 증가할 수록 비용이 늘어 수익성이 악화된다. 올해 증권사들은 CFD발 하한가 사태는 물론,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 PF 부문 부실이 겹치며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컸다.

그 중에서도 직격탄을 맞은 건 하나증권이다. 하나증권은 컨퍼런스콜에서 CFD 충당금으로 500억원, 기업금융(IB) 관련 평가손실은 400억원대, 이외에 펀드 보상금 관련 충당금 530억원을 적립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나증권과 마찬가지로 신한투자증권 역시 대손상각비가 크게 늘었다. 2분기 대손상각비는 306억원으로 전 분기(-4억원)보다 302억원이나 증가했다. CFD 미수채권, 부동산투자 관련 충당금이 증가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신한투자증권은 자기매매(PI) 부문에서 이익을 끌어올리면서 실적 부진을 만회했다. 전 분기보다 채권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주식, 파생상품 헤지(위험회피) 운용으로 자기매매 수익은 전 분기 대비 8% 성장한 2074억원의 수익을 냈다.

반면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충당금 방어에 성공하면서 실적 타격이 덜했다. KB증권의 상반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11억원이다. 전년 동기 455억원보다는 규모가 줄어 들었다.

NH투자증권 역시 CFD, 부동산PF 관련 충당금 부담이 크지 않았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충당금이 부동산 PF관련 200억원, CFD관련 100억원 등 크지 않았던 점도 실적 호조를 견인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우려했던 CJ CGV 전환사채 관련 평가 손실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CJ CGV가 4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CB) 흥행에 실패하면서 NH투자증권은 전체 인수물량의 22.5%인 830억원을 가져간 바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둔 다른 증권사들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증권업 실적은 전분기 대비 부진하고, 컨센서스를 하회할 전망한다”면서 “부진한 실적은 전분기 대비 채권 운용 손익 축소, 리테일 미수채권 및 부동산 관련 충당금 비용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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