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금리에 조달비용 부담 늘고
리스크 대비해 충당금 쌓은 영향

주요 카드사들이 조달비용 증가로 순익이 악화한 데 이어 연체율도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 2일 각 사 공시에 따르면 주요 카드사 5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955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270억원) 대비 22.2% 줄었다.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우리카드였다. 올 상반기 우리카드 당기순이익은 8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하락했다. 이어 △하나카드 –24% △신한카드 –23% △KB국민카드 –21% △삼성카드 –8% 순으로 집계됐다.

카드사들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부터 가파르게 상승한 금리에 조달비용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카드사는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채권을 발행해 빌려온다. 

카드채 금리는 지난해 초 2%대에서 레고랜드 사태의 여파로 연말 6%대로 치솟았다. 올해 3월 중순 3%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4%대에 진입했다. 

리스크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늘린 영향도 있었다. 대손충당금은 여러 변수로 손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쌓아두는 자산 차감 계정을 말한다. 대손충당금은 손실로 인식되기 때문에 규모가 커지면 실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5개사사가 올 상반기 쌓은 대손충당금은 1조5106억원으로 전년 동기(9090억원) 대비 66.2% 급증했다. 특히 하나카드의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 규모는 19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8%나 늘었다. 삼성카드의 충당금 전입액은 3716억원으로 같은기간 88.9% 확대됐다. 

경제 여건 악화로 차주 상환 부담이 커지며 연체율마저 1%를 돌파했다.

올해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1%대로 진입했다.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연체율은 1.43%로 전년 동기 대비 0.51%포인트 상승했다. 삼성카드(1.1%)와 KB국민카드(1.16%), 우리카드(1.16%), 하나카드(1.48%)의 연체율 사정도 유사하다.

이같은 상황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높아진 기준금리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금리 등 둘러싼 전반적인 환경의 영향이 당기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금리가 안정되고 전체적으로 경제 전방 환경의 어려운 요인들의 해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수교 기자 hongsalami@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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