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증권사 사모펀드 운용업 등록
자본력 강점 "관리 투명·기회 발굴 차원"

(사진=한국투자증권)
(사진=한국투자증권)

2023년 8월 4일 10:3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그간 자산운용사의 전문 영역으로 여겨지던 헤지펀드 시장에 합류한다.

4일 금융투자업계 및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금융위원회에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등록 절차를 마쳤다. 자산운용사가 아닌 증권사가 사모펀드 운용업 등록을 취득한 건 지난 2017년 이후 6년 만이다.

출자자(LP)가 연기금, 공제회,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자로 제한된 기관전용 사모펀드와 달리 일반 사모펀드(PEF)는 일정 자격을 갖춘 개인투자자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일반 사모펀드 운용업에 등록한 건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자산관리(WM) 부문에 힘을 주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자본력이 충분한 증권사는 넓은 고객층, 판매망 등 운용사와 비교해 강점이 있다.

한국투자증권 한 관계자는 "일반 사모집합투자업 등록으로 운용지시 과정 등이 원활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오랜 자산관리 업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회를 더 찾아보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가령 손익차등형 헤지펀드 출시가 활발해 질 수 있다. 손익차등형 펀드는 투자자가 선순위, 운용하는 회사가 후순위로 투자해 후순위 투자자가 손실을 먼저 책임지는 구조다. 과거 사모펀드 시장에서 주로 운용돼왔던 만큼, 자본력 측면에서 안정성을 더 할 수 있다.

그간 사모펀드 시장은 통상 자산운용사의 영역으로 꼽혔다. 국내 증권사의 사모펀드 운용자산(설정원본) 규모는 8조1309억원으로 전체 사모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자체 운용규모가 10조원이 넘는 운용사만 해도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 18개사에 달한다.

앞서 지난 2016년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운용을 허용하자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운용에 뛰어든 바 있다. 당시 NH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코리아에셋증권, 교보증권 등이 사모펀드 운용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사모펀드 운용업을 계열사로 떼어내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대형 증권사 중에서 해당 라이선스를 유지하고 있는 건 신한투자증권이 유일할 정도다.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일반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의 관심도 모이고 있다. 증권사 중심의 헤지펀드 운용 진출도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많은 증권사들이 그동안 헤지펀드 직접 운용을 검토해왔지만, 이를 시행하기엔 현실적인 제약이 많았다"며 "통상 증권사의 운용은 운용사와는 다른 세그먼트가 되지만 결국 한국투자증권이 세운 전략에 따라 시장이 받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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