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연속 증가세 지속
금감원 “밀착 모니터링”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이 4개월 연속 증가하며 부풀고 있다. 올해 들어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구매 수요가 살아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기 때문인데, 여전히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인 부실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올해 7월중 가계대출 동향(잠정)’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4000억원 늘었다. 지난 4월 2000억원 늘어 8개월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5월 2조8000억원, 6월 3조5000억원 등 4개월 연속 증가세다.

업권별로 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원 늘었다. 지난 2020년 2월(+7조8천억원)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대였던 지난 6월(+6조9천억원)에 비해서는 줄었지만, 여전히 큰 증가폭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커진 건 최근 반등을 보이는 아파트 매매시장과 연관 있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정책으로 급감했던 신규 아파트 매매수요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정책모기지 등 금융 지원에 힘입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은행 주담대와 정책상품은 각각 3조9000억원, 2조4000억원 증가한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00억원으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제2금융권의 경우 상호금융(1조6000억원 감소)은 감소했지만 보험(5000억원 증가)·저축은행(1000억원 증가)·여신전문금융사(5000억원 증가) 영향으로 감소 폭이 둔화하며 총 6000억원 줄었다.

6월 상각 효과 및 공모주 청약 등 일시적인 자금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보험계약대출, 여전사 카드대출 중심으로 증가에 따른 기타대출의 감소 폭이 축소된 여파다.

금융권 일각에선 통화 긴축 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가파르게 늘어나기 시작한걸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곧 끝날 거라는 예상이 나오지만, 기준금리가 다시 인하되기까지는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최근 주택거래량 회복 등으로 4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음에 따라 향후 금융업권별 주담대 및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세를 밀착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하반기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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