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Open Banking)은 핀테크 사업자와 금융회사가 금융결제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금융결제 인프라다.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는 폐쇄적으로 운영하던 고객의 금융데이터를 제3자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오픈뱅킹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9년 12월부터 오픈API 기반의 결제망인 ‘오픈뱅킹시스템’을 전면 개방해 전 금융권이 해당 시스템에 접속만 하면 전체 은행의 결제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 2021년 12월 금융위원회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오픈뱅킹은 시행 2년 만에 순 가입자 수 3000만명, 순등록계좌수 1억개를 돌파하는 등 전 국민이 사용하는 핵심 금융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오픈뱅킹으로 인해 그동안 폐쇄적이었던 금융인프라가 시장 전면에 개방되는 제도적 혁신 효과를 얻었다. 그와 동시에 새로운 금융서비스 및 금융소비자의 편익이 대폭 개선됐다.

금융회사는 오픈뱅킹과 연계해 간편송금, 자산관리 등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졌다. 핀테크 기업은 오픈뱅킹을 활용해 기존에 제공하고 있던 서비스 외에도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한 특화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무엇보다 오픈뱅킹 기반의 개방형 금융생태계는 핀테크 사업자가 금융기관과의 개별 계약 없이 간편하고 낮은 비용으로 결제·송금서비스를 신속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에 수익구조 개선이 가능하며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시 금융정보 조회·지급·결제·자산관리 등 종합적인 금융서비스의 제공도 가능하다.

현재까지 오픈뱅킹에 참여 중인 금융기관은 은행(2019년 12월), 증권사·상호금융사(2020년 12월), 저축은행(2021년 4월), 신용카드사(2021년 5월) 등 120여개 기관으로 확대됐다.

문제는 유독 보험업만 오픈뱅킹 참여에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지난 2022년 12월 교보생명은 국내 보험사 중 최초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반면 다른 보험사들은 여전히 오픈뱅킹에 관심이 없는 모양새다.

이는 보험업계의 보수적인 문화, 오픈뱅킹을 통한 정보 개방에 대한 부담감, 경쟁사로의 고객 이탈 등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오픈뱅킹을 잘 활용하면 보험사의 새로운 신사업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서비스 특성상 타 금융권에 비해 고객에게 노출되는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부 기업과의 적극적 제휴로 고객과 접점을 늘릴 개방형 생태계로의 빠른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앱으로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기관과 실시간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더불어 고객 편의성 제고와 뱅킹 수수료 절감이 가능하다.

디지털 시대에 맞춰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오픈뱅킹은 필요하다. 디지털 채널을 확장해 다수 고객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고객의 이용 편의성을 높여 고객의 앱 혹은 웹 체류 시간을 연장하는 게 중요해진 상황이다.

오픈 인슈어런스 차원에서 임베디드 보험 및 디지털 미니 보험의 판매 채널로 오픈뱅킹과 연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픈뱅킹의 지급결제 API를 활용하여 저렴하고 편리한 보험료 결제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최근 수년간 국내 보험시장은 저출산·고령화·저성장·시장 포화 등으로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저하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픈뱅킹은 향후 디지털 기반의 신규 고객 확보 및 고객 유지를 위한 또 하나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저작권자 © 대한금융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