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순익 중 종투사 9곳이 87% 차지
"체급이 곧 경쟁력" 신용공여 한도 늘고
PBS‧일반환전 열려, 몸집 불리는 중소사

증권사의 체급이 실적 격차를 만들고 있다. 증권사들간 양극화 현상이 갈 수록 심화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소형사들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얻기 위해 자본을 확충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및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30곳 증권사의 지난 2분기 말 누적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은 4조568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자기자본 3조 이상 대형 증권사 9곳이 올해 벌어들인 돈은 3조9801억원으로 전체의 87% 가량을 차지한다. 지난 2021년만 해도 대형사의 순익 비중이 전체의 80%에 못 미쳤지만 작년부터 대폭 확대됐다.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순익에서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는 체급 차이 때문이다. 증권사는 자기자본이 많을 수록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아진다. 자금을 조달하거나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에도 용이하고 부수적으로 대형화될 수록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가령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3조원 이상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얻는데, 신용공여가 자기자본의 200%까지(기업금융 100% 활용 전제) 가능해진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전담중개 등도 허용된다. 

최근에는 금융당국이 일반 환전업무를 종투사에 허용하기로 하자 중소형사들의 자본확충도 움직임도 빨라지는 모습이다.

교보증권은 전날인 22일 최대 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2500억원을 조달하는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신증권도 종투사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대신343’의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앞으로 자기자본 3조원을 충족하는지 여부는 경쟁력에 있어 더 중요해 질 것“이라며 ”그간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경쟁에서 벗어나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 있는 만큼 역량만 된다면 자본부터 늘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하면 초대형IB 심사 대상이 된다.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자기어음도 취급할 수 있다. 8조원 이상이면 증권사는 종합투자계좌(IMA)와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도 가능하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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