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인터뷰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2023년 8월 24일 17: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랜 침체의 늪을 뚫고 일본증시가 올해 대세로 떠올랐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으로 인한 ‘엔저’와 내수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일학개미’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일학개미 모시기에 가장 발 빠르게 나선 곳은 한화자산운용이다. 이달 국내 최초로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Arirang 일본 반도체소부장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한다. 여태 국내에 상장된 일본 ETF는 지수 추종이 대부분이고 리츠와 엔 선물은 각각 1종이 전부였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상장한 ETF 25개 중 19개가 국내 최초일 정도로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운용사다. 지난해부터 한화자산운용에 합류해 ETF사업을 총괄하는 김성훈 본부장을 만나 신상품 출시와 국내 ETF 시장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성훈 본부장은 “올해 일본 투자 규모가 9년만에 중국 투자 규모를 추월하는 등 일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일본 투자를 고려하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상품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그간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일본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데 여러 불편함이 있었다. 주식을 1주씩 사고팔 수가 없고, 최소 100주 단위로 거래해야 하는 특징 때문이다. 그런데 ETF 상품이라면 국내 투자자들도 제한 없이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한화운용이 일본 주식 가운데 반도체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기업을 타깃 한 이유는 뭘까. 올해 일본 증시 강세를 견인한 게 반도체 섹터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산업 중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25%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김 본부장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일본 투자에 따라 전통적으로 소부장에 강한 일본 반도체 기업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정부의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 역시 TSMC,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을 일본으로 불러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운용이 이번에 선보이는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ETF는 인도 솔랙티브(Solactive)사의 협업을 통해 새롭게 개발한 기초지수를 추종한다. 패시브형 ETF로, 자산 편입 비중은 유동시가총액 가중방식으로 한 종목당 20% 캡(CAP)이 씌워져 있다.

향후 엔화 절상 시 환차익도 동시에 기대해 볼 수 있다. 현재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정책과 맞물려 엔저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화운용은 환을 오픈시켜 향후에 엔화 상승 시에 기업의 주가 상승뿐만 아니라 환차익을 통한 추가적인 수익률을 노리는 전략을 짰다.

ETF에는 일본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 일렉트론, 실리콘웨이퍼 글로벌 점유율 1위 기업 신에츠화학, EUV 블랭크마스크 1위 기업 호야(HOYA) 등이 있다.

김 본부장은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나 턴어라운드하는 시점에서 향후 장비 발주 증가가 기대되고, 반도체가 많이 만들어 질수록 공정에 웨이퍼 투입량은 늘고 실리콘웨이퍼 사용량 역시 증가하게 돼 수혜를 받을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운용은 이번 ETF를 시장으로 일학개미를 공략할 상품 라인업 역시 확대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다양한 일본 시장리서치를 진행하고 있고 추가적인 상품 상장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한화운용은 ETF 순자산총액 업계 ’톱5‘ 진입에도 성공했다. 채권형 ETF 라인업을 완비하고 인공지능(AI)과 우주항공, 신재생에너지 등 차세대 신성장 사업에 투자하는 테마를 발굴해 새로운 종목들을 상장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ETF 시장 후발주자라는 한계에도 차별화 상품 전략으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김 본부장은 “ARIRANG ETF는 투자자들의 자산가치 증대를 위해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에 집중하고 있다”며 “유행을 좇기보다 메가트렌드로서 장기적인 발전 가능성과 시장성 있는 상품을 발굴해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투자 대안을 제공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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