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미 빅테크·일 반도체 상품 속속 출시
급등한 주요 종목 고평가 우려…메타버스 선례
연초 대비 에코프로 11배·엔비디아 3배 상승

2023년 8~9월 주요 테마주 ETF 현황
2023년 8~9월 상장된 주요 테마주 ETF 현황

2023년 9월 13일 15:1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지수펀드(ETF)가 테마주 중심으로 과열되는 모습이다. 주가가 이미 상당히 오른 ETF 구성 종목들이 많다 보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최근 2차전지, 미국 빅테크 등 테마주 ETF가 연달아 상장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어제 미국 빅테크에 투자할 수 있는 ETF ‘ACE 미국빅테크TOP7 Plus’를 출시했다. 주요 보유 종목은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시가총액 최상위 기업들이다.

종목별로 올 8월말 기준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엔비디아 245% △아마존 61% △알파벳 53%였다. 같은 기간 35% 오른 나스닥 지수보다 2~7배가량 상승 속도가 빠르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 8월말 출시한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도 비슷하다. 주요 종목별로 올 8월말 기준 연초 대비 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도쿄일렉트론 69% △신에츠화학 47% △호야 30%였다. 같은 기간 니케이 지수는 27% 상승했다.

KB자산운용의 ‘KBSTAR 2차전지TOP10’가 투자하는 에코프로의 경우 지난달 말까지 연초 대비 11배 이상 폭등했다. 그 외 구성 종목별로는 △POSCO홀딩스 113% △LG에너지솔루션 22% △삼성SDI 2% 상승률을 보였다.

테마주 특성상 단기간 많은 투자자의 관심을 받다 보니 일반 종목보다 훨씬 빠른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그만큼 현재 가치가 고평가됐을 위험이 있다. 관련 종목 주가가 급상승한 현시점 해당 ETF에 투자할 경우 상반기에 비해 저조한 수익률을 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테마형 ETF의 상장 이후 수익률은 벤치마크 대비 저조한 반면, 상장 전 테마형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 수익률은 벤치마크 대비 높게 책정되는 편이다.

앞서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보편화하면서 부상한 메타버스 ETF가 대표 사례다. 근 1년새 메타버스에 쏠린 관심이 급속도로 빠지며 관련 ETF도 최고가 대비 절반가량 하락했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테마형 ETF의 성장과 위험요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테마주 관련 투자 유의사항을 조언한 바 있다.

김 연구위원은 ”테마형 ETF에 편입된 종목들의 고평가로 인해 상대적으로 상장 이후 수익률이 저조하게 나타난다. 이는 테마형 ETF가 당시 시장의 주된 관심을 받는 종목에 주로 투자하다 보니, 상장 전 이미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종목이 ETF에 많이 편입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는 이러한 테마형 ETF의 위험요인에 대해 주의 깊게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ETF 상품 공급자는 간접투자상품으로서 ETF의 장기적인 성과와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B운용과 한투운용은 각각 2차전지와 미국 빅테크 관련 ETF를 출시할 때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도 함께 마련했다. 시장 변동성을 고려해 투자자들이 하락에도 대비할 수 있게 다양한 투자 수단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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