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책준형’ 사업서 올해만 6건
빚 대신 갚거나 새 건설사 찾아야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하 한투부동산신탁)이 맡은 사업장의 시공사가 또 부도를 냈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자 중소형 건설사들이 하나둘 무너지면서 그 부담이 신탁사로 전이되고 있다. 

15일 한투부동산신탁에 따르면 지난 12일 '시공사 또는 위탁자의 부도발생' 공시에서 국원건설의 부도 발생을 공시했다. 

앞서 국원건설은 지난 6일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분양시장 침체로 인한 공사 등 악성 채권이 늘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역시 나빠졌다.

한투부동산신탁이 보증을 선 사업장에서 시공사가 부도난 사례는 올해 들어서 세 번째다. 지난 5월과 7월에 한투부동산신탁은 책임준공형(책준형) 관리형 토지신탁을 맡았던 대창기업, 신일이 각각 부도가 나 개발사업에 난항이 있었다.

한투부동산신탁 한 관계자는 "지난 5~6월 발생한 부도건은 현재 시공사를 찾아 공사를 재개한 상태"라며 “최근 부도가 발생한 시공사는 이미 지난해 사업장 준공이 완료돼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신탁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금융투자협회에 공시된 시공사의 부도만 6건이다. 지난 6월 코리아신탁은 사업장을 맡은 우솔산업개발의 부도가 발생했다고 공시했고, 우리자산신탁도 시공사인 남아건설이 하도급 공사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부도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사비 원가가 급증하고 미분양이 늘면서 건설 사업장의 부실이 신탁사로 전이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시공사 부도가 발생한 사업장의 공사비는 더 비싸 신탁사 자금 출혈이 불가피하다.

대부분 시공사 부도는 부동산 신탁사들의 주력상품인 책준형 관리형 토지신탁 대출로 이뤄졌다. 이 상품은 규모가 작고 신용등급이 낮은 시공사(건설사)에 대해 신탁사가 신용공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신탁사는 시공사가 건축물의 책임준공 의무를 준공 기간 내에 이행하지 못하면 금융비용 등을 책임져야 한다. 또 시공사가 부도가 나면 채무를 대신 갚거나 새 시공사를 찾아야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당국, 신탁사들을 중심으로 책준형 토지신탁의 신탁사의 위험 통제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건설사들이 무너지자 신탁사 부실까진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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