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하 대비 적립금비율
악화…‘100% 미만’ 속출

2023년 9월 19일 16:1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심상치 않은 수준에 이르렀다.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부실채권이 늘어났지만 쌓아놓은 충당금은 역부족인 상태다.

19일 대한금융신문이 자산 기준 상위 10개 저축은행 공시를 토대로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적립률을 산출한 결과 6개 저축은행이 100% 미만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정이하여신은 저축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으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합산해 계산한다. 대형 저축은행들도 부실채권에 대한 대비가 온전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상위 10개사 중 상상인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적립비율이 66%로 가장 낮았다. 전년 동기(141%) 대비 75%포인트 급 악화한 수치다. 이어 △페퍼 69% △애큐온 74% △한국투자 88% △다올 90% △모아 97% 순이다.

상위 저축은행 중엔 SBI(102%), OK(116%), 웰컴(115%), KB(125%) 네 곳만이 부실채권보다 충당금을 많이 쌓아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대형 저축은행에서도 충당금적립율이 낮게 나타난 이유로 올해 급격히 상승한 연체율을 꼽는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충당금 적립율이 100% 미만인 곳은 애큐온저축은행(98%) 한 곳 뿐이었다.

올해 상반기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5.33%로 지난해 말(3.41%) 대비 1.92%포인트나 상승한 상태다. 세부적으로는 기업대출 연체율이 5.76%, 가계대출 연체율이 5.1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총 대출서 고정 이하로 분류되는 여신의 비율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61%로 전년 동기(3.34%)보다 2.27%포인트 악화됐다.

최근엔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에 추가 충당금을 쌓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손비용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지난달 발표된 저축은행 감독방향에서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고정이하여신의 증가 규모가 이를 웃돌고 있다”며 “저축은행의 위기상황 분석을 실시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고 충당금 추가 적립 및 자본확충 등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내년부터 다중채무자 대출에 추가 대손충당금을 쌓도록 저축은행 감독규정이 강화될 예정이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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