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해외처럼 상용화 추진
해지 위험서 리스크만 전가해
요구자본 줄어들어 건전성 ↑

코리안리 본사 전경(사진=코리안리)
코리안리 본사 전경(사진=코리안리)

2023년 9월 20일 15:4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리안리가 한국판 ‘대량해지 재보험’을 선보인다. 해지 위험을 재보험사에 전가할 수 있게 되면서 신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 후 건전성 관리에 골머리를 앓던 보험사가 한시름 놓게 됐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새로운 재보험 형태인 ‘대량해지 재보험’ 계약을 진행 중이다. 그간 외국계 재보험사 일부에서만 해당 거래를 취급했다.

거래 체결 후 실제 대량해지가 발생하면 보험사는 손실의 일부를 재보험사에 전가하게 된다. 예컨대 보유계약의 50%가 해지됐을 때 해약환급금 등 보험사의 손실 30%를 재보험사가 보장하는 식이다.

이에 대해 코리안리 관계자는 “계약과 관련된 사안이라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추진 중인 대량해지 재보험 건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프랑스계 재보험사 스코리도 국내 보험사와 대량해지 재보험 거래 체결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대량해지 재보험이 활성화될 경우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K-ICS비율) 관리가 용이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킥스서 보험리스크 중 하나인 대량해지 위험을 전통적 재보험 방식보다 적은 비용으로 방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킥스 비율은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으로 산출하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다. 보험사가 해지 리스크를 재보험사에 전가하게 되면 요구자본이 축소돼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기존 금융재보험인 공동재보험보다 효율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동재보험은 보험사가 보험상품에 내재된 위험을 재보험사에 전가하고, 재보험사는 보험사와 함께 위험에 대한 책임을 갖는 구조다.

다만 공동재보험은 재보험사가 리스크뿐 아니라 보험부채까지 인수하는 구조다. 보험사 입장에선 공동재보험을 사용하면 장래 이익인 보험계약마진(CSM)까지 함께 줄어들지만, 대량해지 재보험을 사용하면 CSM 감소 없이 킥스비율만 개선시킬 수 있다.

한 재보험사 관계자는 “기존에는 외국계 재보험사 일부가 대량해지 재보험을 취급해 왔다”며 “부채까지 인수하던 공동재보험 방식과 달리 리스크만 전가하는 것이기에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다 가성비 좋은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량해지 재보험은 기존 재보험 거래와 구별되는 개념이다. 금융재보험의 일종으로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산출한 대량해지 위험금액을 바탕으로 보험료가 반영된다. 지난 2020년부터 허용된 공동재보험도 금융재보험에 속한다.

대한금융신문 박진혁 기자 pjh@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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