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희 전국퇴직금융인협회 금융시장 연구위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이 건설 프로젝트의 수행성(개발 사업의 수익성)을 판단해 대출을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 PF가 레고랜드 사태를 기점으로 지속적인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부동산 PF대출 부실 사례 또한 금융 건정성에 위기를 가져다 준 대표적인 사례다. 새마을금고에서는 올 7월 PF 위기설로 인해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두 달만에 7조원을 인출했다.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융위원장은 새마을금고에 감독권한이 없음에도 새마을금고 신규 예금까지 가입하면서 뱅크런을 막고자 했다. 그러나 현재 새마을 금고는 1236억원이라는 적자를 냈고 정부는 새마을금고 연체채권 매각 추진을 권고했다. 

부동산 PF 대출로 인한 뱅크런 사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당시 부산저축은행은 9000억원에 가까운 부동산 PF 대출을 일으켰고 이 대출이 건설사 부도로 부실화되면서 이 소식을 접한 예금주들은 단체로 뱅크런을 감행했다. 이 사건은 다른 국내외 사업들과도 연관돼 한 때 많은 주목을 받았었다. 

부동산 PF로 인한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새마을금고, 저축은행과 같은 비은행권의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은 115조5000억원으로 부동산금융 전체의 23%를 차지한다. 물론 일부 전문가들은 연체율이 현재까지는 크지 않고 담보가 충분할 경우 손실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주거용 부동산 개발이 많은 우리나라의 특성과 현재 서울 전역에 대규모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서 부동산 PF의 고질적인 문제는 반드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경제동향 분석과 미래예측으로 사업평가해야

부동산 PF의 문제점을 살펴보면 먼저, 프로젝트 자체의 수익성과 현금흐름에 대한 사업성 평가가 엄밀하고 전문성 있게 진행되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PF는 프로젝트 자체를 담보로 장기간 대출을 해주는 것이므로 금융기관이 사업성을 담보로 대출 심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동산 PF 대출은 사업성에 대한 평가 없이 금융사와 시행사, 건설사의 실적이나 내부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대출을 해주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역시 사업성에 대한 검토가 부족해서 나타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을 시작하는 초기 단계부터 사업성을 엄격히 살펴보고 대출심사가 이뤄져야 한다. 즉, 부동산 개발이익에 대한 평가가 실제보다 과평가되지 않도록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한 사업성 평가가 필요하다. 사업계획서에 작성되는 토지이용계획과 대조해 준공 시 분양이 가능한지 여부를 경제동향과 함께 미래예측하는 분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부동산 시장과 건설경기가 침체기에 들어갔을 때를 대비해서 부동산개발사들은 어떠한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투자처를 발굴해 자금 운영 안정화 필요

다음으로는 부동산 개발을 위해 사업부지 매매대금, 공사대금 등 다양한 자금이 필요하나 자금 조달 방식은 이에 비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점이자 개선해야 할 사항이다.

현재 부동산 개발을 진행하기 위해 부동산개발업자가 출자하는 자본금의 비율은 과거 5~10% 에서 20%이상으로 조정됐다. 그러나 이 역시도 안정적으로 개발이 이뤄지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부동산 개발 시 공사비가 수분양자의 자금에서 지출된다. 그런데 이러한 분양자들의 자금은 대부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통해 조달된다. 즉, 대규모 개발을 위해 필요한 자본의 공급처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 분산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부동산개발업자의 자본력이 높을수록 안정적인 부동산 개발이 되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개발 출자금의 비율을 좀 더 높이며 자금 조달 방식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부동산 조각투자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우 시행사와 투자자가 참여하여 총 사업비의 20~30% 정도의 초기 자본금을 마련해 진행한다. 이 자본금으로 토지 담보대출을 상환해 토지 담보를 해제한 후 건설자금만 조달함으로써 좀 더 안정적으로 자금을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다양한 투자처를 확보하고 부동산 개발을 하기 위해 PF 전반의 사업 환경 개선이 이루어져야 부실에 대한 우려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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