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 남녀 각각 60%·30%씩 인상
양성뇌종양도 포함시키며 관리 안간힘

터질 게 터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대해상이 유사암 진단비 담보의 보험료를 크게 올렸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달부터 유사암 진단비 담보의 보험료를 남녀 각각 평균 60%, 30%씩 인상했다.

현대해상은 보험료 인상의 이유로 보장 범위 확대를 들었다. 실제 기존 갑상선암, 기타피부암, 제자리암, 경계성종양 등 4가지 유사암 보장에 양성뇌종양을 포함했다. 이에 새로운 위험률을 적용하며 보험료가 올랐다는 입장이다.

실상은 보장범위 확대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강하다. 

보장하는 질병의 범위는 확대했지만, 보장하는 횟수가 각 1회에서 최초 1회로 줄어든 탓이다. 즉 질병에 대해 각각 진단비를 지급하던 담보가 이제는 하나만 진단받아도 진단비를 받고 나면 소멸하게 됐다.

게다가 양성뇌종양 진단비의 경우 유사암 담보에 포함하면서 오히려 가입금액이 축소되는 효과만 생겼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유사암 진단비의 가입한도를 일반암의 20%까지 축소 운영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양성뇌종양 역시 기존에 가입할 수 있는 금액의 5분의 1로 줄어들게 된 것이다.

보험료 인상은 손해율 악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재보험업계에서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과열경쟁이 펼쳐진 유사암 진단비 담보의 초년도손해율이 60~70%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보험업계는 초년도손해율이 50%를 넘기면 위험신호로 본다. 가입 첫해부터 질병이 발생할 확률은 극히 낮다는 점에서 초년도손해율이 너무 높다면 적자 상품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회사마다 언더라이팅 차이 등 손해율 관리 기준도 달라 원인을 딱 짚을 수는 없겠지만 현대해상이 손해율 관리를 위해 유사암 담보를 조정한 것으로 안다”며 “지난해 손해율이 오를게 뻔히 보이는 상황에서도 손보사마다 과당경쟁을 벌인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손보사가 유사암 담보 가입금액 한도를 높이는 경쟁을 벌이면서 손해율 악화가 예견돼 왔다. 유사암은 폐암, 간암 등 일반암에 비해 발병률이 높은데 반해 치료비는 적게 든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4월 삼성화재가 한도를 기존 3000만원에서 5000만원까지 상향했고, 5월에는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도 5000만원까지 한도를 올렸다. 또 일부 보험사에서 납입 면제 조건을 단 상품이 출시되기도 했으며, 일반암과 유사암의 가입금액이 역전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당시 금감원은 유사암 진단비의 높은 가입금액이 가입자의 도덕적해이(모럴해저드)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내놓은 바 있다.

대한금융신문 안수교 기자 hongsalami@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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