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캔 1만원대’ 하는 편의점 맥주와 차별화 노려
알코올도수 12도 ‘라운드 미드나잇’ 브랜드 강화

▲ 강원도 속초에 있는 몽트비어는 영동지역 맥주덕후들의 성지같은 곳이다. 편의점 맥주와 차별화하기 위해 ‘국산’과 ‘토종’ 등으로 스토리를 만들며 프리미엄 수제맥주를 만들고 있다. 사진은 양조를 전담하는 장동신 이사가 자신이 만든 맥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다.
▲ 강원도 속초에 있는 몽트비어는 영동지역 맥주덕후들의 성지같은 곳이다. 편의점 맥주와 차별화하기 위해 ‘국산’과 ‘토종’ 등으로 스토리를 만들며 프리미엄 수제맥주를 만들고 있다. 사진은 양조를 전담하는 장동신 이사가 자신이 만든 맥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다.

강원도 속초에서 ‘크래프트’의 의미를 곱씹으며 맥주를 만들고 있는 양조장이 있다. ‘4캔 1만 원대’의 편의점 맥주에게 수제맥주의 참뜻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차별화된 맥주만을 생산하는 곳이다. 설악산 자락에 있는 ‘몽트비어(크래프트유니온 이사장 김진용, 57세)’가 그 주인공이다. 몽트는 산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양조장의 출발은 이랬다. 강원도 영동지역의 홈브루어들이 맥주양조장 만들기에 의기투합했다. 인터넷카페인 ‘맥주만들기동우회’ 초기 멤버들이니 수제맥주에 진심인 사람들이었다. 조직은 주식회사가 아니라 협동조합으로 의견을 모았다. 김진용 씨가 경매로 나온 땅을 매입한 것이 본격적인 출발점이 되었다. ‘울산바위’ 뷰 맛집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주변 경관도 훌륭했다. 

초창기 몽트비어는 신생 양조장인 만큼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이곳을 현재 양조를 전담하는 장동신(이사, 51) 씨가 찾게 된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양조 세계에 입문해 다양한 맥주를 만들던 지난 2019년 초의 일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그의 인생 2막 행로가 바뀌게 된다. 맥주 유학을 계획하고 있던 그에게 몽트비어 관계자들이 양조를 맡아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 경험을 쌓는다는 측면에서 흔쾌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코로나 펜데믹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지난 5년 동안 몽트비어에서 장동신 이사는 다양한 스토리를 담은 술을 만들어왔다. 크래프트 맥주라는 날줄에 ‘프리미엄’과 ‘국산’ 그리고 ‘토종’이라는 씨줄을 엮어서 ‘몽트비어’만의 크래프트 씬을 완성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렇게 숙고하고 양조에 나서는 만큼 그의 술은 하나같이 예사롭지 않다. 

‘프리미엄’의 화두를 세운 것은 앞서 말했듯 ‘4캔 1만 원대’하는 편의점 맥주와 차별화하기 위해서였다.

같은 범주의 맥주로 분류되면, ‘크래프트 맥주’의 정체성에도 혼란이 올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고생해서 만든 술이 같은 취급 받는 것은 더욱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고 장 이사는 말한다. 가격을 문제 삼아 ‘크래프트 맥주’에 관한 편견을 드러내는 소비자를 볼 때마다 차별화가 절실하다고 그는 생각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흉내를 낼 수 없는 맥주, 더 많은 정성을 들인 맥주를 생산키로 한다. 

▲ 몽트비어는 설악산 자락에 위치해 울산바위와 외설악의 절경을 즐길 수 있는 뷰맛집이다. 맥주양조장과 펍을 겸한 브루펍으로 조성돼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은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몽트비어의 샘플러맥주를 찍은 사진이다.
▲ 몽트비어는 설악산 자락에 위치해 울산바위와 외설악의 절경을 즐길 수 있는 뷰맛집이다. 맥주양조장과 펍을 겸한 브루펍으로 조성돼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사진은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몽트비어의 샘플러맥주를 찍은 사진이다.

이런 마음으로 준비한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인 ‘라운드 미드나잇’이다. 벌써 3년에 걸쳐 몽트비어의 개성을 담은 맥주를 이 브랜드로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알코올 도수 12도의 ‘라운드 미드나잇 12(임페리얼 스타우트)’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한 내년 출시 제품들도 모두 양조를 마치고 숙성에 들어간 상태다. 

‘라운드 미드나잇’ 브랜드의 맥주는 양조에 2~3개월, 오크통에서 1년, 마지막으로 병입후 숙성에 3개월 정도 들어가 보통 1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오크통 숙성 과정이 들어가는 만큼 맥주도 알코올 도수(12도)와 개성이 강한 맥주 스타일들이다. 내년도에 선보일 제품은 ‘임페리얼 스타우트’, ‘위헤비(스코티시 에일)’, ‘쿼드러펠’ 그리고 ‘임페리얼IPA(9도)’로 정해둔 상태다.

또 다른 화두인 ‘국산’은 맥주 생산자의 정체성을 나타내기 위한 움직임이다. 강원도의 감자와 속초의 딸기 등 지역의 농산물을 부재료로 활용해서 맥주를 양조하고 있다. 특히 ‘토종’에 꽂힌 장동신 이사는 경기도 양평과 고양에서 재배하고 있는 토종 쌀을 맥주 양조에도 연결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했던 ‘음미하다’는 북흑조와 한양조 두 종류의 쌀을 넣어서 만든 고제 스타일의 맥주다. 남북한을 대표하는 토종 쌀을 넣고 국산 효모와 국산홉도 사용했다. 이 제품은 올 추수가 끝나면 새롭게 양조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몽트비어의 술은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면서 업계에 이름을 날리고 있다. 지난 봄 서울 국제맥주박람회에서도 ‘필바이젠’과 ‘피치화이트’가 금메달을 받는 등 맥주 6개가 각종 상을 받은 바 있다. 

김승호 편집위원 skylink9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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