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1일 16:5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오락가락한 대출금리 정책이 고소득·고신용자에 대한 역차별을 낳고 있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에서 의사·판사·변호사 등을 대상으로 판매 중인 전문직 우대 신용대출의 금리(금융채 1년 기준)는 최소 연 4.67%에서 최고 7.73%까지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 밴드(연 5.17~6.99%)와 비교해 하단은 0.5%포인트 차이로 낮고, 상단은 오히려 0.7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문직 대출은 우대금리 조건이 일반 대출보다 까다로워 최저금리를 받기 힘들다. 실 금리 차는 더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부에서 흘러나온 가계부채에 대한 상반된 주문이 원인이 됐다.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은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이 위화감을 느끼지 않도록 금융위원회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는 경고를 날린 바 있다.

이후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중은행을 순회하며 은행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금융소비자의 금융부담 완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이와 반대로 가계부채 수요를 억제하라는 요구도 이어졌다. 

고금리 기조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매달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불어나자 총량 관리에 고삐를 쥔 것이다.

은행도 가계대출 속도 조절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고 특례보금자리론을 축소했지만 증가 속도가 줄지 않자 신용대출 금리 인상까지 꺼내들기 시작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정부 지침대로 금리를 조정하면 핀셋으로 중·저신용 대출금리는 내리고 우량차주의 대출금리를 올리는 방법 뿐”이라며 “한정된 재원으로 회수 가능성을 고려해 대출을 내주는데, 상품마다 따로따로 미세 조정을 하면 시스템에 혼란이 온다”라고 말했다.

은행별 전문직 우대 대출금리를 살펴보면 하나은행의 ‘전문직클럽대출’은 금융채 6개월 적용 기준 연 6.835~7.735%로 ‘하나원큐 신용대출’ 보다 최대 1.7%포인트 가량 높았다.

우리은행의 전문직 대상 ‘우리스페셜론’과 직장인 대상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은 금융채 1년 적용 시 금리 최상단이 각각 연 6.67%로 같았다.

KB국민은행의 ‘ACE전문직무보증대출’의 금융채 1년 적용 기준 연 5.59~6.99%로 ‘KB직장인든든 신용대출’보다 최저금리는 0.05%포인트, 최고금리는 0.55%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신한은행의 ‘Tops전문직우대론’의 금융채 1년 적용 시 금리 밴드는  ‘쏠편한직장인대출’ 보다 연 0.98~1.38%포인트 차이로 높았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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