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 속 초저위험만 선방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시행 후 첫 분기 성적표는 처참했다.

3개월 만에 퇴직연금 사업자가 내놓은 열개 중 여섯 상품이 손실을 봤고, 고위험 상품일수록 수익률 악화가 심했다.

7일 금융감독원 디폴트옵션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296개 승인상품 가운데 182개의 3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나머지 40개조차 0.01~1.03%의 수익률을 냈다. 이외 74개 상품은 운용한 지 3개월이 안됐거나 판매·운용되지 않아 수익률을 기재하지 않았다.

최하위 수익률은 한화투자증권의 '디폴트옵션 중위험 밸런스펀드(BF)1'로 3개월 수익률은 -6.33%다. 

뒤이어 동양생명의 ‘디폴트옵션 고위험 BF1’이 -4.34%, 한화투자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2'가 -4.18% 등으로 뒤를 이었다.

한화생명 '디폴트옵션 고위험 타깃데이트펀드(TDF)2'와 교보생명 '디폴트옵션 고위험 TDF1'이 각각 -4.08%를 기록하며 수익률 하위권을 구성<표 참조>했다.

주식형 펀드 비중이 높은 고위험 상품을 중심으로 3분기 수익률이 악화했다.

실제 올 3분기에는 초저위험 상품군의 평균 수익률이 0.8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저위험 0.62%, 중위험 -1.30%, 고위험 -2.03% 순이었다. 

국내외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펀드 비중이 높은 고위험 상품을 중심으로 수익률이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 6월 말 2564.28포인트에서 9월 말 2465.07포인트까지 하락했다.

덕분에 디폴트옵션 도입 전인 올 2분기까지만 해도 고위험군의 수익률이 높았지만 완전히 뒤집혔다. 

지난 2분기 상품군별 평균 수익률은 △고위험 4.01% △중위험 2.70% △저위험 1.63% △초저위험 0.83%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 7월 시행된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DC형·IRP 퇴직연금에 가입해 자금을 방치하고 있는 경우, 사전에 가입자가 운용을 지시한 방법대로 전문기관에서 대신 운용해주는 제도다.

상품은 초저위험, 저위험, 중위험, 고위험 등 네 개로 나뉜다. 위험성향에 따라 각각 △정기예금 또는 보험사 GIC(이율보증 보험계약) 100% △펀드 40%, 정기예금·GIC 60% △펀드 70%, 정기예금 30% △펀드 100%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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