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순자산 두 배 증가
상위 열 중 넷이 CD·KORA

찬밥 신세던 합성 상장지수펀드(ETF)가 단기자금 파킹 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국내 88개 합성 ETF의 순자산총액은 20조766억원으로 지난해 말(9조3716억원) 보다 11조2612억원 늘어났다. 올해만 몸집이 2배 이상 불어난 것.

국내 ETF 시장 내 차지하는 비중도 18.4%까지 확대됐다. 11.9%의 비중을 차지한 작년을 제외하면 그간 합성 ETF 비중이 5%를 채 넘은 적이 없었다.

올해 합성 ETF 시장을 주도한 건 파킹상품인 단기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전체 ETF 순자산액 10위 내 합성 ETF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KODEX KOFR금리액티브(합성)',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등 4개다.

지난 9월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가 KODEX 200을 밀어내고 전체 ETF 시장에서 순자산총액 1위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 ETF 시장에서 금리형 상품 순자산이 주식형을 넘어선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올해는 금리 상승으로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자금이 몰렸다. 

통상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가격은 하락한다. 하지만 단기금리를 추종하는 상품은 만기가 짧아서 오히려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낮은 보수료도 한몫했다. 최근 단기금리형 합성 ETF의 경우 총 보수가 0.02~0.15% 수준으로 낮다. 기초자산을 직접 담지 않는 특성상 0.5% 수준으로 높던 보수료가 상당히 해소됐다.

지난 6일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합성ETF 시장의 성장과 투자자 유의 사항' 보고서에서 "단기금리를 추종하는 합성 ETF는 이자가 매일 복리로 누적되며 은행예금과는 다르게 쉽게 현금화가 가능하다. 단기 현금 보관 목적으로 투자자에 큰 인기"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금리 추종 상품을 제외하더라도 합성ETF 시장은 성장세"라며 "해외투자 수요 증가와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의 기초지수 다변화 등의 요인으로 ETF의 목표지수가 다양화되면서 실물복제 운용이 까다로운 경우가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ETF는 운용방식에 따라 크게 실물과 합성으로 구분된다. 

실물ETF는 목표지수에 속한 종목들을 펀드에 직접 편입함으로써 지수를 추종하는 전통적인 ETF 상품이다. 반면 합성ETF는 종목을 실제로 보유하는 대신 목표지수 수익률을 수령하는 스왑 계약을 증권사와 체결하는 구조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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