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현 HBC자산관리센터 대표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의 대다수는 가족과 자녀, 그리고 부동산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일하며 경제 활동기간을 보내고 있다.

이후 은퇴를 맞이하며 생각하는 노후는 배우자와 함께 꽃길을 거닐며 여가를 즐기거나 가족들에게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그러나 실제 노후는 이러한 이상적인 며칠이 아닌 남성 기준 20년 이상, 여성 기준 30년 이상의 실제 생활을 고민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중에 통계청에서 지난 9월 내놓은 고령자 통계는 현 시점에서 노후를 바라보는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통계를 통해 우리가 보통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노후생활과 실제의 노후가 상당히 큰 차이를 보여 줌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95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8.4%이며 고령자 인구로 구성된 가구는 549만1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25.1%에 달한다. 생활수준을 들여다보면 지난해 고령자 가구 순자산은 4억5364만원이며 공적연금 수급률은 57.6% 수준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중 부족한 생활비 마련을 위한 취업자 수는 3265명으로 집계됐고, 고용률은 36.2%로 지난 10년간 6.1%포인트 증가했다. 즉 은퇴를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소득 활동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란 의미다.

비취업 고령자 중 노후를 준비하지 않는 이유가 이미 노후자산이 잘 준비되어 있는 것이 아닌 “준비할 능력이 없어 포기한 상황”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높았던 것은 함의하는 바가 크다.

은퇴에 대한 막연한 접근은 그 시기가 되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시각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는데, 대부분 은퇴 이후의 생활비도 산정해 본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단순한 산술식으로 최소 경비인 식대만 계산했을 때 1끼 1만원을 기준으로 잡으면 하루 3만원 × 1년 365일 × 20년 = 식대만 2억1900만원이 필요하다.

여기에 관리비 등 생활비와 공과금 등 각종 기본 지출을 함께 포함하고 혹시나 노후에 발생하는 의료비와 간병비까지 고려하면 실제 노후에 사용되는 총 비용의 산정이 대략적으로 가능하다. 현 가계상황의 유지수준과 비교해보면 미래에 필요한 금액이 상당히 높은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노후는 어디서 누구와 무엇을 하며 어떤 건강 상태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사전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자산의 규모뿐만 아니라 원금이 고갈되지 않는 연금 형태의 자산구조를 만들어 놓는 것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전세만 가지고 총자산 50억이 있는 노후는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수리비, 감가 등의 비용만 나가며 현금흐름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월세로 보유하면 취득 및 유지비용을 임대료라는 수입원으로 차감하고 추가로 자산을 보유하거나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같은 이유로 은퇴 이전에는 노후 자금의 산정과 달성에 치중하되 은퇴 후 자산은 주택연금, 연금소득, 사업소득, 배당소득, 이자소득 등의 자산 배분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과정에서 건강상 혹은 재산상의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도 노력해서 준비한 바가 무너지지 않도록 철저한 보장성 보험의 준비와 함께, 나아가 고액의 상속에 대비해야 하는 경우라면 사후 상속세의 재원 마련과 사전 증여에도 힘써야 한다.

최근 국민연금의 5차 재정계산 과정에서 노령인구가 늘어나고 출산율이 낮아짐에 따라 연기금 고갈과 같은 불안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때 나만의 목표를 가지고 나의 속도에 맞춰 하나씩 준비하다 보면 멋진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 거라 믿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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