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원화 환율 860원대 급락
환차익 노린 기업 문전성시

역대급 엔저(低) 현상에 은행권 엔화대출이 속속 상환되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지난달말 기준 엔화대출 잔액은 759억7000만엔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2년 1월말(827억7000만엔) 보다 68억엔(8.21%) 감소한 규모다.

이는 일본 엔화 가치가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환차익 효과를 노린 기업들이 적극적인 ‘빚 다이어트’에 나선데 따른 결과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엔저 현상이 본격화한 지난해 초부터 엔화가 비쌀 때 대출을 받은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줄 상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은행 차원에서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기업에 원화대출 전환을 유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면 당국의 외화대출 실수요 용도 제한 규제 허들과 과거 환율 급변동 시기에 크게 데였던 경험으로 인해 엔저 현상에도 신규 대출수요는 변화가 미미해 전체적인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오기 시작한 만큼 환차익 막차를 타기 위한 상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의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은 지난 14일 엔화 가치가 하락하는 외환 동향에 대해 “과도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기본 생각”이라며 “계속해서 만전의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일 재무성 2인자 간다 마사토 재무관도 기자들에게 “시장 개입 대기 상태”임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올해 950원대로 출발했던 엔화는 한동안 900원대 박스권에 머물다 이달 초부터 860원대로 떨어지며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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