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건설사 폐업 18년만 최대
내년 전반적 부실 본격화 전망

2023년 11월 29일 17: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 건설사의 줄도산 위기론이 대두면서 은행 여신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10월 폐업한 건설사는 326개로 집계됐다. 지난 2005년 현황 조사 시작 이래 최대치다.

건설사 10곳 중 4곳이 정상적인 채무 상환이 어려운 잠재적 부실기업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내놓은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보고서’를 보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건설사가 전체의 41.6% 비중을 차지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이자비용)으로 나눠 산출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 보다 이자 비용이 많은 것으로, 3년 이상 지속할 경우 한계기업으로 간주한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들은 코로나19 시기 저금리 기조에 따라 투자와 부채를 늘려왔다. 그런데 지난해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자잿값까지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계 영업이익율은 지난 2018년 6.2%에서 2019년 5.6%로 내렸다가 재차 상승해 2021년까진 6%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4.5%로 급락했다”며 “건설경기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건설업체의 전반적 부실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은 좌불안석이다. 건설업계에 혹한기가 닥칠 걸 예상 못 하고 관련 여신을 계속 늘려왔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은행의 올해 9월 말 건설업 대출잔액은 22조33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9조9972억원) 대비 2조3409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2021년 말 15조8653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 넘게 늘어난 데 이어 올해도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오랜 기간 침체돼있을 동안에도 건설업종은 성장을 지속했다. 신규주택 건설 프로젝트가 활기를 띠었고, 안전규제 강화로 건물 유지·보수 공수 건수도 늘어 대출 수요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업 호황기가 예상보다 더 짧게 반짝하고 그쳤다”며 “자체적으로도 건설업을 중점관리업종으로 선정해 선제적 위험 관리에 집중하고,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중소 건설사들의 연쇄 부도 및 흑자도산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동성 대응 노력도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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