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0억 증액, 유동성 확보 고삐
차입형 늘리며 신탁계정대 증가

2023년 12월 5일 15:00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시정비사업을 포함한 차입형 토지신탁에 집중하고 있는 KB부동산신탁(이하 KB신탁)이 또 단기차입금 한도를 늘렸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KB신탁은 단기차입금 한도를 1050억원 상향, 4250억원으로 설정했다. 이에 지난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4198억원)에 준하는 금액을 단기로 빌려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한도를 늘린 건 올해 벌써 세 번째다. 앞서 KB신탁은 올해 5월 단기차입금 한도를 1200억원으로 설정한 데 이어 두 달 뒤인 7월 3200억원까지 한도를 확대했다.

목적은 선제적 유동성 확보다. 차업형 개발신탁은 시행 사업자인 신탁사가 자금을 직접 조달을 해야하는 구조인 만큼 미리 자금을 확보해 두는 게 필수적이다.

앞서 KB신탁은 기존 단기차입금 한도 3200억원 중 2450억원을 KB금융지주를 포함한 금융기관 차입금, 기업어음(CP) 등으로 실제 차입한 바 있다.

KB신탁 한 관계자는 "앞으로 차입형 신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늘어날 신탁계정대에 맞춰 차입을 늘렸다"며 "올해부터 지속가능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하기 위한 차입 경영으로의 전환이 예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KB신탁의 차입형 수탁고는 지난 9월 말 1조2442억원으로 1년 전(1조239억원) 보다 2203억원(21.5%) 가량 늘었다.

신탁계정대 투입도 이뤄지고 있다. 1년 전 1814억원이었던 신탁계정대는 지난해 12월 2423억원으로 오르더니 올해 3월 말에는 2901억원, 6월 말 3725억원, 9월 말 5051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차입형토지신탁 사업장 증가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금리 상승과 미분양 증가 등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되어 일부 사업장에서 신탁계정대 투입이 증가된 영향으로 보인다.

이렇다보니 KB부동산신탁의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12월 기준 912%에서 올해 9월 748%로 164%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금융당국에서 정하는 의무비율(150%)은 여전히 초과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차입형 신탁 형태의 정비사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그러나 차입형 신탁은 신탁사가 지는 부담이 커 시장 상황이 악화할 경우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차입형 토지신탁은 신탁사가 시행사로부터 토지를 신탁 받아 직접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 고유 계정에서 빌려주는 자금인데, 통상 개발 신탁인 차입형토지신탁 추진을 위해 활용한다. 추후 분양대금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구조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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