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차량 전좌석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된 지 5년이 지났다. 그러나 아직도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선진국 대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국제교통포럼(ITF)의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한국 37%, 독일 96%, 영국 92%, 프랑스 90%, 미국 78%로 선진국과 비교할 때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정부가 매년 발표하는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결과도 우리나라 안전띠 착용률은 답보상태다.

2018년 9월 모든 도로에서 전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한 후 앞좌석(운전석 및 조수석) 안전띠 착용률은 2018년 86.6%에서 2022년 83.0%로 오히려 소폭 하락했고,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도 2018년 32.6%에서 2022년 32.3%로 역시 소폭 감소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전띠 착용률 개선 여지가 잘 보이지 않은 대목이다.

한편 최신 카메라영상 분석기술을 활용한 안전띠 착용 자동검지시스템을 활용해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경부고속도로 나들목에서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을 조사해 보니 기존 정부기관 등에서 발표되는 수치보다 더 낮은 10%대로 나타났다.

통과차량 11만대를 대상으로 탑승인원과 좌석위치별로 안전띠 착용상태를 조사, 분석한 결과 나홀로 운전차량의 안전띠 착용률은 80.4%로 비교적 높았으나, 2명 이상의 다인 탑승차량의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17.7%로 매우 낮았다.

특히 탑승자가 많아질수록 뒷좌석 안전띠 착용률은 더 낮았다. 뒷좌석 1인 탑승 시 19.8%, 2인 탑승시 11.4%, 3인 탑승시는 뒷좌석 탑승자 모두 안전띠를 매고 있지 않아 차량충돌 시 사고위험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으면 교통사고 시 중상·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은 상당히 높다.

한국교통안전공단 실험결과에 따르면 성인 남성 인체모형(더미)이 시속 56km로 정면충돌했을 때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 복합중상 가능성이 80.3%로 매우 높았다. 안전띠를 정상적으로 착용한 경우의 복합중상 가능성 12.5%와 비교하면 약 6배 이상 차이가 났다.

좌석 안전띠 착용 시 교통사고 심각도 감소효과와 관련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운전석이나 조수석 안전띠를 착용하면 사망자는 75.7% 감소하고, 뒷좌석 안전띠를 착용하면 57.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띠 착용이 생명과 직결되는 셈이다.

운전자는 차량 출발 전에 뒷좌석 동승자의 안전띠를 착용했는지 확인하는 운전습관을 들여야 한다. 특히 카시트 경우 영유아가 안전띠 착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있는데 가족 안전을 위해 짧은 거리를 주행하더라도 반드시 안전띠 착용을 교육해야 한다.

차량 탑승자의 안전띠 착용에 대한 의식 개선도 중요하지만 차량 내 안전띠 경고음 작동시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현행 차량 주행 시 경고음이 최소 30초로 규정돼 있는데 60초 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안전띠를 착용할 때까지 경고음이 울리도록 하는 적극적인 조치도 고민해 볼 시점이다.

교통사고는 자신만 조심한다고 예방되는 것은 아니다. 졸음운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 전방주시 태만과 같은 운전자 부주의 교통사고가 전체 사고의 55% 이상 차지하는 상황에서 상대방의 실수나 판단착오로 충분히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연의 사고로부터 가족 생명을 지키기 위해 운전자는 차량 출발 전에 반드시 동승한 가족이나 지인이 안전띠를 착용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교통사고로부터 본인과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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