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78%를 삼성·미래 양분
보수료 비싸도…인지도 우선

어차피 1등은 ‘코덱스’ ‘타이거’였다.

올해도 대형 자산운용사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 803개 종목의 순자산액 중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브랜드인 코덱스(KODEX), 타이거(TIGER)가 차지하는 비중은 77.9%에 달한다.

두 브랜드는 2차전지, 반도체, 바이오·헬스케어 등 대부분의 주식형 테마 ETF에서도 1위를 양분하고 있다.

가령 2차전지 테마 ETF에서 가장 순자산액 규모가 큰 건 'TIGER 2차전지테마'고, 2위가 'KODEX 2차전지산업'이다. 이들 ETF의 순자산총액은 각각 1조 2662억원, 1조 1231억원으로 압도적이다.

이미 상장된 같은 테마의 ETF 규모마저 추월하기도 했다.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4월 'SOL 2차전지 소부장 Fn'을 상장했는데, 이어 7월 상장된 ‘TIGER 2차전지소재Fn' ETF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수형 ETF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표 기초지수인 코스피 200을 추종하는 패시브 ETF를 보면 11개 종목 중 코덱스 200과 타이거 200의 비중이 73.6%에 달한다.

그렇다고 보수료가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KODEX 200의 총보수는 0.15%인데, 이보다 비싼 보수료를 받는 곳은 유리에셋운용의 'TREX 200'이 유일했다. 가장 저렴한 건 NH아문디운용의 '하나로(HANARO) 200'으로 총 보수는 0.036%에 불과하다.

운용 역량보다 브랜드 인지도가 우선이다 보니 중소형사는 ‘간판’ 교체에 나서고 있다. 

한화자산운용(브랜드명 ARIRANG), NH아문디자산운용(HANARO) 등은 브랜드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대형사와 소형사가 같은 테마의 ETF가 동시 상장하는 날이면 거래자금은 대형사로 쏠림이 나타난다"라며 "익숙한 브랜드를 고르기보다 같은 테마라도 구성 종목이나 총 보수에서 차이가 있다. 합리적으로 투자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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