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이라도 더”…외화예금 유치 총력

은행이 여유로운 곳간 사정에도 외화예금 유치에 애쓰고 있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외화예금 수요 증가 추세에 맞춰 최대 연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WON 외화정기예금’ 특별판매를 진행 중이다.

판매 한도는 1억달러(약 1319억7000만원)이며 기업, 개인 모두 1000달러부터 50만달러까지 3개월, 6개월, 12개월 단위로 가입할 수 있다. 이날 기준 12개월 이상 납입 시 최고 연 4.4297%를 적용받을 수 있다.

KB국민은행도 ‘KB TWO테크 외화(달러)정기예금’에 최고 연 5.08812%의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에 신규 가입과 자동 해지 시 매매마진율의 50%를 환율 우대해준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100달러 이상 외화예금을 비대면으로 가입한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상품권, 캐리어 등 다양한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은행이 당장 외화 자금조달에 급한 상황은 아니다.

올해 9월말 기준 은행별 외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를 보면 △KB국민은행 133.76% △NH농협은행 162.18% △신한은행 158.77% △우리은행 150.03% △하나은행 161.02%로 집계됐다. 모두 규제비율(80%)보다 50~80%포인트 이상의 버퍼를 보유 중이다.

그런데도 외화예금 끌어 모으기에 열을 올리는 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달러 가뭄’이 언제 닥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요동치는 환율에 외화예금이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지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국내 외국환은행의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을 보면 지난 6월, 7월 30억4000만달러, 51억7000만달러 늘었던 잔액이 8월엔 59억달러, 9월엔 94억1000만달러가 줄었다가 10월 들어 다시 46억1000만달러 증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국 긴축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예상보다 강하고, 계속되는 상황에선 100% 이상의 외화 LCR을 유지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유동성 위기 대응에 충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외화 수급 안전화에 힘을 쏟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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