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관액 40억달러 첫 돌파
금리 고점론 확산하면서
高이자 주는 미채권 인기 ↑

서학 개미(개인 투자자)들이 이번엔 투자 장바구니에 채권을 가득 채워넣고 있다.

14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1~12일) 누적 미국 채권 보관금액은 42억7831만달러로 집계됐다. 미국 채권 보관금액이 40억달러를 넘어선 건 역대 처음이다.

12월이 된 지 보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 전달(39억4502만달러) 보다 3조3329만달러(8.4%)나 증가했다.

자금이 쏠리다 보니 미국 채권이 외화 채권 보관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6%에서 15.6%로 1%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미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도 비슷한 흐름이다. 국내 투자자의 최근 3개월 해외주식 순매수 1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트레져리 불 3X SHS'(2억1297만달러)가 차지했다.

미국 채권으로 자금이 몰리는 건 미국 기준금리가 고점을 찍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채권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데, 채권금리가 떨어지면 가격은 비싸진다. 금리 인하 전 조금이라도 쌀 때 사놓자는 투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건 국내 채권과 비교하더라도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미국 채권 이자율 환경이 국내 채권에 비해 양호하고, 투자 포트폴리오의 분산 측면에도 이점이 있다"면서 "다만 환율 리스크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채권으로의 자금 유입은 앞으로 더 심화될 전망이다. 시장에서 이르면 내년 1분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더 커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5.25∼5.50%로 동결했다. 지난 6월 이후 3번 연속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긴축 국면에서 기준금리가 정점이나 그 근처에 도달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실상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물가, 고용 모두 연준이 원하는 수준까지 내려오는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인하 횟수는 기존 전망을 상회할 수 있겠으나 인하 시점은 결코 빠르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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