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보다 나은 수익률에도
멀어진 ‘투자일임업 확대’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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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0일 15:45 대한금융신문 애플리케이션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에서 판매하는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시들해졌다. 업계 오랜 염원인 투자일임업 확대 기대감도 덩달아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운용하고 있는 일임형 ISA 투자금액은 올 10월말 기준 1조26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말 1조3218억원을 정점으로 수개월째 감소세다.(표1 참고)

일임형 ISA 가입자 수 역시 지난해 10월말 21만4652명에서 올 10월말 17만3437명으로 1년 새 4만1215명이 빠져나갔다.

수익률이 심히 부진했던 건 아니다.(표2 참고)

일임형 ISA를 판매 중인 은행에서 산출한 대표 모델 포트폴리오(MP) 수익률을 보면 3개 은행의 7개 초고위험 유형 MP의 최근 1년 평균 누적수익률은 1.41%로, 글로벌 증시 불황으로 수익률 저하가 극심했던 전년 동기(-15.36%)와 비교해 큰 폭으로 올랐다.

10개 은행의 20개 고위험 유형 MP의 경우 최근 1년 평균 누적수익률이 3.74%로 증권사 MP 평균 수익률(2.52%)보다도 높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안정적인 상품을 추구하는 보수적 성향이 강한 은행 고객 특성상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일임형 ISA 판매 초기엔 다양한 가입 프로모션을 벌여 어느 정도 유치를 이끌었겠지만, 결국 은행 찾은 이가 기대하는 건 안정적인 재산 증식”이라며 “공격적인 투자를 유도할 정도로 수익률이 높았으면 유지하는 고객이 많았을 텐데 그마저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이탈이 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SA 흥행을 발판 삼아 투자일임업 확대를 꾀하고자 했던 은행은 동력 상실에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은행은 비이자이익 창출을 위해 자산관리(WM) 부문 강화가 필요하다며 그간 당국에 ISA로 국한된 투자일임업 영역을 대폭 넓혀줄 것을 지속 요구해왔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가 열었던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8차 실무작업반’에서도 해당 내용을 건의한 바 있으며, 실효성이 있는지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다는 게 당시 당국의 방침이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은 ISA만 투자일임이 가능해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며 “투자일임업 확대는 기관, 고액자산가 또는 상품판매 중심 서비스에서 벗어나 소액투자자, 은퇴자, 고령자 등을 포함한 모든 고객을 끌어안고자 하는 업계 숙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국을 설득하기 위해선 타 업권 투자일임과 어떻게 차별화된 서비스가 가능한지를 보여주는 게 관건이었는데 부진한 실적에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최근 홍콩 H지수 연계 파생상품 손실 위기로 은행의 고난도 상품판매 적합성 논란이 부상한 것도 악재”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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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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