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정을 모르는 시중은행장은 곤란하다

 

DGB금융그룹 회장 선임의 역사는 흐르고 있다.

현재 후보자 선정을 위한 명단을 확보한 상태이며

1월 중순에 롱리스트와 2월 중순에 3명의 숏리스트

를 확정하고 2월 말까지 최종후보자를 결정할 예정

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명단 중에 롱리스트에 오를 후보자로 DGB출신은 은행장급 이상의 경력을 가진 4명과 시중은행장 출신의 2명이 언론에 오르고 있다.

DGB맨은 황병우 은행장과 임성훈 전 은행장, 김경룡 전 회장 직무대행, 박명흠 전 은행장 직무대행이다.

시중은행장 출신은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과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이다.

이런 가운데 DGB 차기 회장은 DGB 출신이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DGB가 56년 동안 공적자금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살아온 원동력이 지역민의 전폭적인 지원과 이에 답한 DGB와 지역사정에 밝고 지역실정에 맞는 전략을 잘 추진한 내부출신 CEO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DGB의 CEO가 내부출신이라는 것을 조직의 내외부에서 큰 프라이드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거명되고 있는 시중은행장 출신중에 김도진  전 기업은행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 대륜고와 단국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1985년에 기업은행에 입행하여 은행장을 역임하였다.

또 이경섭 전 농협은행장은 경북 상주 출신으로 대구 달성고와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고, 1986년에 농협에 입행하여 농협은행장을 역임하였다,

두 사람 모두가 대구 출신이라는 점 외에 DGB금융과 접점이 없다.

한편 유력한 후보로 거명되던 허인 전 KB금융지주 부회장이 DGB금융그룹 회장 후보추천 업무를 맡은 해드헌팅사에 DGB금융그룹 회장 후보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지역금융권에서는 아름다운 선택이라고 호응이 좋았다.

그런데 후보로 거명되는 두 사람은 대구은행과 핵심분야의 경쟁은행 수장 출신이다.

기업은행은 기업고객 유치를 위해 DGB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으며, 농협은행은 지자체 금고계약을 위해 고도의 신경전을 사사건건 벌이고 있다.

경쟁은행에서 평생을 바쳐온 두 사람이라 지역내외부에서 의심(?)의 눈초리가 매섭다. 임기를 마치면 서울로 돌아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또 기업고객과 농민을 주고객으로 하는 은행으로 정통 시중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시중은행을 꿈꾸는 DGB의 방향과 맞지 않다는 여론이 많다.

현 김태오 회장도 서울의 시중은행 출신인데, 또 다시 서울에서 DGB의 수장으로 내려오는 것은 신관치금융이며 지역민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내 외부의 소리가 많이 들린다.

특히 총선을 앞두고 지방화 시대의 지역 정서와 상반된 낙하산 인사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다.

같은 조건인 BNK금융그룹에서 2022년 11월 외부출신이었던 김지완 전 회장이 부산을 떠날 때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을 회장으로 추천한 바가 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에서 “회장 선임에 있어서 (외부 후보자)가 유리한 위치에 있는 은행장의 들러리로 서는 형태는 적절하지 않다.”라고 했는데 이때 외부 후보자는 DGB의 외부가 아니라 현직의 외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DGB금융그룹은 지역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서 지역민들이 DGB금융그룹 회장에 거는 기대가 크고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금융신문 박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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