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자금 집행 늘며 200조 돌파
주식·채권시장 투자 전 대기자금

연초 대표적인 단기 투자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법인 자금이 쏠리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기준 MMF 잔액은 200조468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0조6376억원(18.04%) 증가했다. 이에 연말 170조원 아래로 떨어졌던 잔액은 닷새 만에 200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법인 MMF 잔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법인 MMF 잔액은 185조676억원으로 지난달 29일 154조6016억원에서 30조4660억원(19.71%)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 MMF 잔액은 1715억원(1.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MMF 잔액 규모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중동 지역 정세가 악화하는 등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큰 폭으로 증가했다가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올해 들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투자 결정을 미루고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MMF에 자금을 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통상 연초에 법인 자금 집행 효과로 MMF 잔액이 증가하는 경향을 띈다”며 “올해는 태영건설발 크레딧 이슈가 불거지면서 법인들의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늘어났을 개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연초부터 금리가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는 물론 글로벌 증시가 순탄치 않았다”며 “MMF로 자금이 몰리는 건 주식과 채권 시장에 투자하기 전 시장 상태를 관망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MMF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만기 1년 미만 채권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으로,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언제든 환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기성 자금으로 여겨진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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