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신한·한투 이은 4위 도약

상장지수증권(ETN) 후발 주자인 메리츠증권이 시장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10개 증권사의 ETN 지표가치(실질가치) 총액은 13조8467억원이다. 지난 2022년 말 9조7404억원에서 1년새 4조1063억원(42.2%)나 증가했다.

가장 가파른 증가폭을 보인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이다. 메리츠증권의 ETN 지표가치총액은 8278억원에서 1조7176억원으로 2배 넘게 커졌다.

6위(8.5%)에 머물렀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에 이은 4위(12.4%)로 두 단계 올라섰다.

단기간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으론 다양한 ETN 라인업이 꼽힌다. 메리츠증권은 작년 말 기준 업계 최다 라인업(69종)을 보유했다. 

특히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채권 상품을 통해 ETN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앞서 국채 만기 3년부터 30년까지 라인업을 갖춘 메리츠증권은 작년 단기 통안채와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추종 ETN들을 선보였다.

지난해 출시한 대표적인 상품은 '메리츠 KIS CD금리투자' ETN이다. 지표가치 총액은 5450억원으로 ETN 상품을 통틀어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에 이은 2위다.

한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은 ETP 시장에서 채권형 상품의 포지션이 큰데 반해 한국은 주식형 상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며 "국내 채권형 상품 시장 저변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판단해 채권형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9번째로 사업에 뛰어든 후발주자다. 지난 2021년 6월 주가연계증권(ELS) 시장 위축 등 수익성 하락을 보완하기 위해 ETN 시장을 택했다.

ETN의 수익성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N의 주된 수익은 운용보수"라면서 "ETF와 비교하면 보수가 높고, 처음 정한 방식대로 운용되기 때문에 추가 비용도 발생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증권의 ETN 지표가치 총액은 2조8524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1위를 공고히 했다. 신한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각각 2조3001억원, 1조879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ETN은 기초지수 변동과 수익률이 연동 되도록 증권사가 발행하는 파생결합증권으로서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되는 증권이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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