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투·다올, 코스피 하회
해외자산 손실에 PF 우려도 ↑

증권주가 파랗게 물들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11개 상장 증권사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말 대비 8.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하락 폭은 8.1%다.

KRX 증권 지수는 올해 13영업일 가운데 3일을 제외하곤 줄곧 하락세를 그렸다. 

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15.6%), 한국금융지주(-9.8%), 다올투자증권(-8.6%), 삼성증권(-7.7%), 키움증권(-6.7%), SK증권(-6.1%), NH투자증권(-5.8%), 유안타증권(-5.7%), 대신증권(-2.4%), 유진투자증권(-2.0%) 순으로 약세를 보였다.

부동산 리스크가 연초 증권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부터 증권사들은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충당금을 지속해서 쌓아온 상황인데, 투자했던 해외 부동산 자산 가치도 하락하면서 증권사들도 속속 손실을 인식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미래에셋증권이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보유한 해외 부동산자산에서 손상차손을 대규모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다.

또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을 계기로 국내 증권사의 PF 신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실적이 악화할 가능성도 커진다.

지난해 말 증권주의 상승을 견인했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수그러들었다.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주식 거래가 위축되고,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부문 수익성이 악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PF 등 부진한 업황이 지속되고 있고, 이에 대한 충당금과 보유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4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증권사가 주주환원정책으로 내세웠던 자사주 매입도 종료돼 상대적으로 수급도 받쳐주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4분기 대규모의 일회성 비용 반영과 향후 금리 하락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4분기 실적이 바닥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나, 업황 개선이 확인되기 이전에는 주가 상승 모멘텀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사 중에서 유일하게 한화투자증권의 주가가 올랐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 지분을 지난해 3분기 기준 5.95% 보유하고 있다.


대한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uzhwa@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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