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신 인카금융서비스 일산TOP본부 대표
전영신 인카금융서비스 일산TOP본부 대표

2004년 보험회사 입사 당시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은 생명보험과의 차별화를 두면서 그야말로 ‘가입하면 이득’인 상품이었다.

그 시절 보험 판매는 생명보험의 보장성 보험 위주로 이뤄졌다. 입원을 하더라도 3일을 초과해야 입원 일당을 받을 수 있고, 진단과 수술이 따르지 않으면 보험금을 받는다는 게 쉽지 않았다.

2세 아이를 둔 부모로서 병원비를 100% 돌려주는 1세대 실손보험이 주는 혜택은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이 혜택이 현재는 보험료 폭탄의 역습으로 돌아왔다.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1.5%로 결정됐다. 세대별 실손보험료 등락 폭을 살펴보면 1세대는 평균 4% 인하, 2세대 평균 1% 인상, 3세대 평균 18% 인상, 4세대는 동결이다.

이는 1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 완화를 의미한다. 실제 지난 2021년 142.4%에 달했던 1세대 손해율은 지난해 121.5%까지 하락했다.

손해율 관리를 위한 보험사와 금융당국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난 2021년 7월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은 할인·할증 구간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300만원 이상의 비급여 의료비 청구 시 보험료가 최대 4배까지 인상된다.

많은 실손보험 가입자는 여기서 고민이 생기게 된다. 보험료 인상을 감수하면서 기존 1~3세대 실손을 유지하느냐, 4세대로 갈아타느냐다.

몇 가지 가이드라인을 참고한다면 약간의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먼저 2014년 이후 가입자는 ‘15년 재가입자’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향후 5년 내 5세대 실손이 출시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다.

2014년 가입자는 오는 2029년에 재가입 주기를 맞게 되는데, 그 시점에 전환하려면 5세대 실손에 가입해야 한다.

2014년 이후 가입자는 3세대 실손 가입자로 보험료 인상 폭이 가장 높은 구간에 속한다. 이들이 2029년 5세대 실손으로 재가입할 경우 그간 납부한 비싼 보험료는 말짱 도루묵이다.

3세대와 4세대 실손은 큰 차이가 없다. 할인·할증 구간 유무와 약관상 일부 항목 추가보장 여부 뿐이다.

다음으로 기존에 가진 실손보험을 제외한 보장성보험의 보장내용이 얼마나 탄탄한지,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특히 보험 가입의 기준과 우선순위를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 보장 기간과 범위, 보험료 등이 나에게 적절히 안배돼 있는지 재점검한 후에 전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필자는 4세대 실손 전환이 의료비 공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실손보험에서의 자기부담금 비중은 갈수록 느는 추세다. 향후 5세대, 6세대 실손 혜택이 어떻게 변경될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실손보험은 그야말로 주가 변동처럼 불안정한 상품이다. 전환을 고려한다면 기존에 가입한 보험부터 점검 후에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

만약 4세대 실손으로 전환하더라도 원한다면 6개월 안에 원복이 가능하다. 다만 보험료 추가 납부액 등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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