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세 오른 카카오·토스뱅크 피해
기업 전용 서비스 고도화 속도전

(이미지=카카오뱅크(왼쪽), 토스뱅크)
(이미지=카카오뱅크(왼쪽), 토스뱅크)

외환시장에 뛰어든 인터넷은행의 기세가 매섭다.

지난해 카카오뱅크 해외송금 이용금액은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용 건수 또한 61만6000건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고실적을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출범과 동시에 해외송금 비용을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고, 수수료 체계를 단순화하는 등 쉽고 간편한 이용방법으로 시장에 파란을 일으켰다.

서비스 출시 초기 약 1만건에 머물렀던 월평균 송금 건수가 현재 5만건을 넘어서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토스뱅크도 최근 외환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평생 무료 환전, 해외 NFC 결제 및 대중교통 기능 지원 등을 무기로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중이다.

(관련기사 : 2024년 1월 18일자 보도, 토스, 외환 도전장…‘평생 무료’ 승부수)

24일 기준 토스뱅크 외화 통장은 30만좌가 개설됐는데, 상품 출시 6일 만의 기록이다.

기존 사업 방식에 안주했다간 고객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시중은행의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외환 사업과 관련한 수익구조 다변화, 서비스 고도화 및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권 핵심 비이자 수익원 중 하나인 외환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는 인터넷은행을 견제하는 차원이다.

시중은행은 100% 비대면으로 운영되는 인터넷은행이 강점으로 지닌 소매금융 분야 비용 절감 및 편의성 프로세스 경쟁력에 당장 맞붙기엔 승산이 없다고 본다. 

기업 외환업은 인터넷은행이 아직 진출하지 못한 영역이다. 이에 ‘충성고객’을 만들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우리은행은 법인 또는 개인사업자가 외환거래와 환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비대면 외환전자거래 플랫폼 ‘우리WON FX’를 오픈했다. 

주문 접수, 체결 등 전 과정을 비대면 플랫폼에서 실시간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구현해 편의성을 향상한 게 특징이다.

KB국민은행은 외환거래 이상 징후 자동 탐지 시스템 ‘KB-Safe Trade System’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해외 거래 상대방, 물품, 운송 정보 등 거래 정보를 통해 자금세탁 등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다. 무역 거래부터 단순 송금 거래까지 은행 전체 외환 거래 상황도 감시 가능해 외환거래 관련 국내외 규제 변화에 한층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외환시장 진출 기세가 위협적이라는 평가”라며 “당장 벤치마킹은 어렵고, 고객 락인을 위해 환전 수수료 우대, 경품 이벤트 등 프로모션을 추진 중이나 가시적인 효과를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신 인터넷은행이 현실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기업금융 분야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시중은행의 외환 수익 포트폴리오도 큰 변화가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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